[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 상승에도 나홀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6포인트(0.14%) 내린 1897.50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연중 최저점인 1881.73까지 떨어졌다. 외국인은 이날 5242억원을 팔아치웠다. 지난 10일부터 7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이다.
러시아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와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코스피의 추가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날 외국인 매도세와 지수 하락은 제일모직 상장으로 수급이 꼬인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짚었다. 대외 리스크도 각국의 공조 속에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매수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 전날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평가됐지만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 대외 호재의 힘보다 제일모직 신규 상장의 힘이 더 컸던 탓이다. 투자자들은 상장 당일 지수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 제일모직에 관심을 집중한 반면 나머지 종목들에 대해서는 무관심 내지는 매도로 대응했다.
따라서 일시적 교란 요인보다는 본질에 집중할 때라고 판단한다. 현 지수는 박스권 하단부에 근접하고 있으며 그 기준은 현재(Trailing)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배 수준으로 판단한다. 현 지수에서는 매수 대응의 실익이 더 커보인다.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대외 잡음이 사그라든 만큼 대내 호재가 힘을 발휘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 = 전날 외국인 매도는 제일모직 상장에 따른 기술적 이슈가 반영된 결과다. 제일모직에 대한 매도 규모를 제외하면 외국인 매도규모는 755억원으로 이번주 3000~4000억원대의 매도 규모에서 완화된 수준을 보였다.
지수가 1900선을 밑돌며 추가 조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에 이어 유럽중앙은행의 정책노력이 이어질 경우 유가하락에서 촉발된 금융시장의 혼란도 수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낮아진 유가에 따른 비용감축 효과, 중장기적으로는 유가 하락 이후 대내외 소비 회복으로 매출 확대 기대를 반영할 수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해가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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