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한ㆍ인도네시아 양자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과 포스코 투자 프로젝트 등 현안에 있어 양국 간 이견을 좁히는 데 큰 성과를 내진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11일 오전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올 2월 이후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CEPA(FTA) 협상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시장ㆍ투자ㆍ경제협력의 세 가지 기둥으로 접근하면서 양국간 입장을 고려, 상호이익이 되도록 노력한다면 조속한 협상 재개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양국은 2012년 7월 CEPA 협상을 시작했고, 지난해 10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2014년내 타결'이라는 목표에 합의한 뒤 정상선언문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시킨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의 대인도네시아 직접투자 확대 보장, 농산품 시장 개방 등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올 2월 협상이 중단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6월 사실상 '결렬'을 선언하기도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10월 신임 대통령에 취임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무역자유화 협상에 소극적이며 FTA와 같은 시장개방이 인도네시아에 혜택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특히 한국은 자동차, 철강 등 주력품목의 개방을 요구하고 있고, 인도네시아는 상품분야의 무역수지 적자를 상쇄하기 위해 한국기업의 투자확대를 보장해줄 것을 연계하면서 협상은 난항을 겪어왔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철공장 2단계 투자 프로젝트의 전망도 그다지 좋지 않다. 지난해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철강사 '크라카타우 스틸(KS)'은 합작을 통해 일관제철소 건설사업에 대한 상(上)공정을 준공했다.
이후 하(下)공정인 열연공정도 합작으로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상공정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하공정을 인도네시아 기업이 독점하려는 취지에서 단독 투자로 계획이 변경됐다.
박 대통령은 당초 계획대로 합작 투자를 진행해달라고 이날 정상회담에서 요청했지만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제철분야는 본인도 관심이 큰 분야로 직접 현안을 챙겨 나갈 것이라고만 답변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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