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한ㆍ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 28개월 만에 실질 타결됨에 따라 향후 승용차, 가전제품, 화장품 등 우리나라의 주요 공산품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15번째 FTA 체결국이다.
11일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전날 FTA 타결로 베트남의 수입액 기준 자유화율은 기존 86.2%(한ㆍ아세안 FTA)에서 6%포인트 오른 92.2%로 높아졌다. 품목 수 기준 자유화율은 87%에서 89.2%로 올랐다. 우리나라의 수입액 기준 자유화율은 94.7%, 품목수 기준으로는 95.4%다.
베트남은 기존 한ㆍ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FTA에서 개방하지 않은 승용차(배기량 3000cc 이상)와 화물차, 자동차 부품, 화장품, 가전제품(냉장고, 세탁기, 전기밥솥) 등 약 200개 품목을 추가로 개방하기로 했다. 특히 최초로 전자상거래 분야를 개방할 예정이다.
한국 역시 495개 품목을 추가로 개방한다. 건조 또는 냉장 상태의 마늘, 생강 등 농수산 품목도 일부 추가된다. 쌀은 협정에서 제외됐다. 이와 함께 베트남 지역내 한류 확산을 돕기 위한 저작권 조항을 택하는 등 한류 컨텐츠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도 확보했다.
김학도 산업부 FTA 정책관(국장)은 배경브리핑을 통해 "한ㆍ아세안 FTA 수준을 보다 업그레이드하고 현실에 맞췄다"며 "업계 요구 중에서는 중소기업 품목에 집중해 중소기업에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가전제품, 승용차, 화장품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했다. 친(親)중소기업 FTA로 평가하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국내 중소기업의 주요 수출품인 면직물, 편직물 등은 3년 이내, 믹서기, 자동차 부품, 무선통신기기 부품, 전동기, 합성수지 등은 5년 이내 관세가 철폐된다. 한ㆍ아세안FTA 개선에 대비해 원산지 절차와 증명서 발급 요건도 완화됐다.
특히 일본보다 2.1%포인트 높은 수준의 자유화에 합의해 향후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베트남은 인구 9000만명의 신흥시장으로 매년 5∼6%의 경제성장을 하고 있어 향후 중산층 대상 소비재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쉬운 품목으로는 3000cc 이하 승용차가 꼽힌다. 김 국장은 "92.2%가 개방되고 나머지가 휘발유, 석유 등"이라며 "승용차는 3000cc 이하 배기량이 더 포함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지역 한류확대와 관련한 문화콘텐츠 시장 부문과 관련해서는 "시청각, 엔터테인먼트, 관광 면에서 베트남과 협력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시켰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향후 세부 기술적 사안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한 후 협정문 법률 검토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가서명을 완료할 예정이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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