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8일 미국을 방문,통일 외교에 시동을 건다. 통일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05년 정동영 장관, 2011년 류우익 장관 이후 3년여만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4일 통일부에 따르면, 류 장관은 통일부와 동아시아연구원이 워싱턴에서 10일 공동 주최하는 한반도국제포럼(KGF)에 참석하기 위해 8일 미국을 방문한다.
류 장관은 14일까지 미국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의 한반도 정책 관련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또 한국 특파원이나 현지 언론사들과도 간담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류 장관은 이번 방미를 통해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 무산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의 특사 최룡해 노동당 비서의 러시아 방문 등 남북관계 현황을 설명하고,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 측의 이해를 넓힐 예정이라고 통일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덕행 통일부 정책협력관이 류 장관을 수행한다. 당초 류 장관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진 김기웅 통일정책실장은 국내에 남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로 했다.
류 장관의 방미는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이하 통준위) 부위원장을 비롯한 통준위 인사들이 2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등 통일 관련 우리 측 인사들이 미국을 방문한 것과 맞물려 있어 더욱 더 주목을 끌고 있다.
통준위 측 인사들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 등 민간의 전문가들과 만나 북한문제와 한반도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정부의 대북 정책을 설명할 예정이다.
통준위의 이숙종 위원은 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통준위 3차 전체회의에서 '통일공공외교 활성화 방안'이라는 발표를 통해 "통일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범정부적,전략적 통일공공외교망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의회,전문가 그룹.미디어 등 청중 특성에 따른 맞춤형 통일 메시지를 전달하고, 통일부의 한국국제포럼과 외교부의 한반도클럽,재외공관 공공외교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을 제안했다.
류 장관 방미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무산되고 북러간 밀월관계가 심화되는 가운데 북핵 6자회담과 관련해 러시아가 북한을 지지하는 듯한 인상을 보이는 등 북한 관련 변수가 다각화 됨에 따라 한반도 상황에 대한 미국측 인사들의 인식을 공유하고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류 장관의 방미는 통일외교의 시동을 거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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