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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주춤한 강남 부동산 시장 분위기, 곧 전국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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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소 방문객·문의전화 뚝 끊겨
한강 이남 아파트 매매가격 2주 연속 하락

[르포]"주춤한 강남 부동산 시장 분위기, 곧 전국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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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부동산 경기는 수요자들의 심리가 중요한데 국회에서 쟁점법안에 대한 결론을 못 내고 있으니 매수를 결심한 사람들도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늘었어요. 비수기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강남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면, 서울과 수도권 등지로 확산될 겁니다."(서울 강남구 A공인 대표)

"요즘 같은 시기에 재건축으로 떼돈 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요. 어떻게 하면 분담금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더 크죠. 재건축 규제 완화해주면 마치 우리가 엄청난 이득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선이 답답합니다."(강남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


지난 주말 찾은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은 최근 식어버린 열기로 인해 방문객과 문의전화가 뚝 끊긴 모습이었다. 견본주택 입장을 위해 긴 줄을 서는 것도 마다 않는 신규 분양시장과 온도차가 확연했다. 지난 10월 주택 매매 거래량이 10만건을 돌파하며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갈아치웠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각종 지표 중에서도 강남 3구의 하락폭은 두드러진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폭이 줄고는 있지만 지난달 말까지 22주 연속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강남권역은 11월 둘째 주 보합으로 돌아선 이후 2주 연속 하락했다.


실제 거래 사례를 보면 불안한 시장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한 달 새 가격 차이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벌어지고 있다. 송파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안정적인 시장에선 거래 가격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면서 "주민들의 체감온도가 심각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신고된 실거래가를 보면 서울 개포동 주공1단지 아파트 전용면적 50㎡는 10월11일 8억2500만원(4층)에 거래된 이후 11월15일 7억6000만원(5층)에 거래됐다. 송파구 잠실동 엘스 아파트 전용면적 119㎡는 지난달 19일 12억7500만원(9층)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같은 평형의 최근 최고 거래가격은 지난 10월12일 14억7000만원이었다. 집의 상태와 층 등을 감안해도 한 달 만에 2억여원의 가격 차이가 벌어진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정부 부동산 대책으로 단기간 급등했던 가격이 조정을 받고 있다는 해석과 함께 국회의 부동산 법안 처리 지연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재 국회에는 시장의 관심이 높은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 폐지, 재건축 조합원이 주택 수만큼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도시·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이 계류돼 있다. 재건축 단지가 많은 강남권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야당이 쟁점법안 합의처리 전제조건으로 내건 계약갱신청구제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전세입자의 권리보호라는 실효성보다 시장 불안으로 인한 피해가 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잠실동 D공인 관계자는 "집주인이 우위에 있는 시장에서 계약갱신청구제나 전월세상한제만 도입하면 주거불안이 해소될 것이라는 생각은 낭만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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