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쿼터 준수키로 의견 모아 'WTI 60달러선 추락'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각료회의에서 실질적 감산 합의에 실패했다. 국제유가는 급락,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60달러 선으로 추락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OPEC는 현재 시장 공급 할당량(쿼터)인 하루 3000만배럴을 준수하는 선에서 의견을 모았다. 현재 초과 생산되고 있는 물량만을 줄이고 쿼터 자체는 건드리지 않기로 한 것이다. OPEC는 내년 6월 다시 모여 감산 여부를 포함한 전반적인 정책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 9월 기준 OPEC 회원국의 하루 생산량은 사우디아라비아 950만배럴, 이라크 330만배럴, 아랍에미리트(UAE) 280만배럴, 쿠웨이트 270만배럴, 베네수엘라 250만배럴, 나이지리아 190만배럴, 앙골라 170만배럴, 알제리 110만배럴, 리비아 80만배럴, 카타르 70만배럴, 에콰도르 60만배럴(1배럴은 159ℓ)로 총 쿼터 3000만배럴을 약 40만배럴 웃돈다.
애초 시장전문가들은 원유 수급 안정을 위해 100만배럴 이상의 공급 감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OPEC가 실질적인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이날 뉴욕 금융시장이 추수감사절을 맞아 휴장한 상황에서 WTI 즉시 인도분 가격은 시간외 전자거래에서 전 거래일 대비 6.3% 급락, 배럴당 69.05달러까지 밀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영국 런던 인터컨티넨털 선물 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1월물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6.65% 급락한 배럴당 72.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OPEC의 이번 합의는 무엇보다 낮은 유가를 일정기간 유지해 미국산 셰일오일과의 가격경쟁력 격차를 벌리는 동시에 시장지배력 우위를 이어가겠다는 석유 부국 사우디가 주도한 결과로 보인다.
OPEC 내에서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사우디는 현재의 낮은 유가를 버틸 만큼 경제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감산보다는 쿼터 유지를 선호해왔다. 반면 석유 재정이 상대적으로 불안한 베네수엘라와 이라크 등은 감산을 통해 유가 상승을 노려왔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쿼터 유지로 유가 저공비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라크 석유장관은 배럴당 65~70달러를 바닥으로 내다봤다. 또 사우디는 단기적으로 배럴당 60달러까지 유가를 끌어내렸다가 80달러대에서 안정화시킬 구상을 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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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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