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샤오미 쇼크에 이어 국내 전자업체가 절대지존으로 자리매김한 낸드플래시와 TV 시장에서도 일본과 중국의 추격으로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3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선 일본 도시바가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고 TV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동반 하락한데 반해 중국 6대 TV 업체들이 모두 점유율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29.7%를 기록해 지난 2분기 30.8% 대비 1.1%p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년 반 만에 처음이다.
2위는 일본 도시바가 차지했다. 도시바의 3분기 시장점유율은 22.6%로 2분기 19.7%에서 2.9%p 상승했다. 한때 10%p 이상 차이가 나던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7.1%p까지 줄어들었다.
삼성전자가 3차원 구조의 V낸드로 공정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다소 생산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도시바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 본격 나서며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크게 늘린 것도 시장점유율 격차가 줄어든 요인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공정에서 도시바를 앞선 만큼 V낸드 공정전환이 마무리 되면 다시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TV 시장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이 동반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TV 시장 점유율은 25.5%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 31.8% 대비 6.3%p 하락했다. LG전자는 3분기 14.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16.5% 대비 2%p 줄었다.
반면 중국 6대 TV업체인 하이센스, TCL, 하이얼, 창홍, 콩카, 스카이워스의 시장점유율은 상승했다. 그 결과 소니를 제외한 일본 TV 업체들이 세계 시장 톱 5에서 자취를 감췄고 하이센스와 TCL이 세계 시장 4, 5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하이센스의 3분기 시장점유율은 6.6%로 지난 2분기 대비 1.4%p 상승했고 TCL은 3분기 5%를 기록하며 지난 2분기 대비 0.9%p 증가했다.
중국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울트라HD(UHD) 시장에서 프리미엄 고가 전략을 펼치고 있는 사이 국내 업체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제품들을 내 놓고 있다. 예전과 달리 디스플레이 패널면에서도 큰 차이가 없어 기능면에서도 국내 업체들을 많이 따라잡았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급성장한 샤오미가 TV 시장에 진출하며 스마트폰에 이어 TV서도 중국 역전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의 경우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이지만 TV 시장은 심상치 않다"면서 "현재 샤오미의 49인치 UHD TV는 약 70만원에 불과한데 기능은 우리나라 제품 못지 않아 스마트폰에 이어 TV서도 '샤오미 쇼크'가 되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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