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충격’ 철도기관사 정신과 자살시도…우울증 요양신청 했지만 불인정 판결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철도 사망사고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던 기관사가 자살을 시도해 후유증을 겪었지만, 산업재해보상법 처리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김소영)는 한국철도공사 기관사 최모(46)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신청불승인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최씨는 2007년 5월 경남 밀양의 한 병원 정신과 진료 대기 중 화장실에서 자살을 시도했다. 최씨는 ‘무산소성 뇌손상’으로 의식불명이 됐고, 그 후 우울증을 상병으로 해 요양신청을 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우울증이 업무상 스트레스와 인과관계가 있다’는 소견으로 진료를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요양신청을 불승인 처리했다.
최씨는 기관사로 근무하던 2000년 7월, 2000년 9월 각각 사망사고를 겪었다. 또 2007년 1월 화물열차 운행 중 탈선사고가 일어나 그 충격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다가 자살 사건이 일어났다는 게 최씨 측 주장이다.
하지만 법원은 최씨의 자살시도와 업무상 스트레스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1심과 2심, 상고심 모두 최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2000년 발생한 2건의 사망사고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이후 7년 동안 별다른 이상 없이 근무해왔고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이 전혀 없다”면서 “사고로 인해 우울증이 발생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 인과관계 유무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해야 한다”면서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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