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주도의 아태 지역 경제통합 구상에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자칫 미국을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이 구상에 한국이 적극 참여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어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박 대통령은 9일 오후(현지시간) 중국 베이징티브이(BTV)를 통해 방영된 인터뷰에서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중국이 의장국으로서 주도적이고 중심적인 역할을 해서 아태지역의 지역경제 통합 이런 진전을 위한 로드맵을 제안하게 됐는데 그것이 중요한 성과 중의 하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PEC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떠한 성과가 이루어지길 바라는지 알고 싶다"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APEC 참석을 위해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고 인터뷰는 청와대에서 사전에 이루어졌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중국의 제안은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FTAAP는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맞서 중국이 추진 중인 지역경제 협력구상이다.
앞서 APEC 회원국 외교·통상 장관들은 7∼8일 열린 장관급 회의에서 "FTAAP 프로세스에 시동을 걸어 이를 포괄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한다"고 합의했다. 이는 '베이징 로드맵'이라 불리고 있다. 중국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FTAAP를 2025년까지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박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또 하나 관심을 제가 갖고 있는 분야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이 고착화 되어가는 느낌도 받는데 아태지역의 혁신과 성장을 위한 창의적인 방안들을 논의할 수 있게 된 것이 의미가 있다, 그렇게 생각한다"며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국이 아태지역의 지역경제 통합을 위해서 어떠한 역할,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한국과 중국이 아태지역 경제통합을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그 논의과정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이것이 성공적으로 체결이 되면 아태지역의 지역경제통합 논의에 어떤 힘을 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중 양국 정상이 취임한 뒤 한중관계가 개선일로를 걷고 있는 데 대한 평가도 있었다. 박 대통령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중국과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했다. 그 후에 어떤 정치, 안보 분야에서의 전략적 소통이 가능해짐으로써 정말 명실상부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우리 두 나라가 발전해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7월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순풍이 불고 있는 두 나라 양국 간에 큰 돛을 다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취임 후 겪은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국민만 바라보고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취임한 지 벌써 1년 반 됐다"며 "그동안에 가장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이었다고 한다면 그동안 과거로부터 켜켜이 쌓여온 적폐, 부정부패, 이런 흔적들이 국민에게 피해를 주고 상처를 입힐 때 가장 힘들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그래서 이런 것이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져서는 안 된다 하는 생각으로 제 임기 중에 이것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중국)=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