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내 가장 낮은 수준…수익률 좋은 중대형급 약세에 침통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국내 승용차 시장점유율이 최근 10년 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해외에서는 엔저로 수익성이 높아진 일본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안방'에서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1~10월간 국내 신차판매시장 점유율은 65.1%로 집계됐다. 이는 상용차를 제외하고 수입 승용차를 포함한 실적으로 지난 2007년(65.6%) 이후 가장 낮은 점유율이다.
최근 10년간 업체별 점유율을 보면 현대기아차는 2009년 74%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이후 꾸준히 하락세다. 지난해에는 6년 만에 다시 60%대로 내려앉았다.
현대기아차 점유율 하락의 주원인은 수입차의 약진이다. 2000년대 후반 이후 매해 두 자릿수 이상 성장세로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반대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10년 전 까지만 해도 수입차의 내수 승용차시장 점유율은 2~3% 수준에 머물렀으나 2012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후 올해는 14.3%까지 늘었다. 수입차 총 판매대수는 국산 3위 업체 한국GM의 내수판매량보다 많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수입차를 겨냥한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내놓는 신차 역시 국산경쟁업체보다는 수입차를 타깃으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한 신형 제네시스를 비롯해 올해 초 신형 쏘나타, 최근 아슬란까지 BMW나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렉서스 등 외산 고가 메이커의 잠재고객층을 겨냥해 개발했다는 점을 적극 내세워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이상 차급에서 현대기아차의 고객이 수입차로 넘어가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점이 회사 입장에서는 뼈아프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최근 아슬란 신차발표회에서 "국내 고급차시장은 (현대기아차와) 수입차와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마케팅인사이트가 최근 1년간 국산ㆍ수입차를 산 사람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애프터서비스부문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문에서 수입차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차의 성능이나 기능 등 기본적인 제품력이나 차량결함과 같은 신뢰성 부문에서는 국산차가 큰 차이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가 지난 수년간 디자인이나 안전분야에서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으나 최근 국내 소비자가 관심이 많은 연비나 하이브리드 같은 친환경차 원천기술분야에서는 여전히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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