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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어린이ㆍ청소년이 가장 불행한 나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9초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4007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3 한국 아동 종합실태조사'에서 우리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는 60.3점에 그쳤다. 30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가장 높은 네덜란드(94.2점)와는 약 34점, 29위 루마니아(76.6점)와도 16점 이상 차이난다.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학업 스트레스, 학교폭력, 인터넷 중독, 방임, 사이버 폭력의 순서로 꼽혔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뿐만 아니라 우울과 불안을 느끼는 경우도 5년 전 조사보다 많아졌다. 3.6%가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했고 그중 25.9%는 실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삶의 만족도가 내려가는 만큼 '아동 결핍지수'는 올라간다. 취미활동이나 친구와 교류 등이 부족할 때 느끼는 결핍지수는 한국이 54.8%로 OECD 회원국 중 최고다. 음악, 스포츠, 동아리 활동 등 정기적 취미생활을 비롯해 여가활동 관련 항목에서 부족감이 크게 다가온다.


교육열이 세계 최고인 나라에서 정작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이 스트레스와 결핍을 동시에 느끼는 것이다. 이는 아동들이 꼽은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 대부분이 교육 현장에서 비롯되는 데다 어른들의 잘못에서 파생되는 것들이란 점과 통한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학교와 사회, 가정에서 찾아야 한다.


누가 봐도 비정상인 공교육의 정상화가 절실하다.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비 절감으로 가계 부담을 덜어주면 내수 활성화는 물론 저출산 현상을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상급학교 입시 비중이 큰 과목 위주에서 벗어나 예ㆍ체능 교육을 교과과정에 맞춰 충실히 함으로써 아동들이 느끼는 결핍의 정도를 완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일주일 뒤면 대입 수능시험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입시 스트레스를 못 이겨 삶을 포기하는 수험생 소식이 전해진다. 아이들 스스로 불행하다는 사회, 아이들을 입시 경쟁으로 내모는 사회, 폭력에 오염된 학교에서 자라는 어린이와 청소년들로선 대한민국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청소년 문제를 학교와 가정에만 맡길 게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국가적 과제로 삼아 근본적 해결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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