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50% 낮출 수 있다는데, 그거 대체 어떻게 해야 돼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평소 통신요금이 너무 높아 고민인 직장인 A씨. '알뜰폰'을 이용하면 기존 휴대폰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통신요금은 50%까지도 낮출 수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가입해야 하는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다. A씨는 "알뜰폰 사업을 하는 회사 이름만 알아도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 볼 텐데 알뜰폰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 서비스를 찾거나 비교해 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A씨 같은 소비자들을 돕기 위한 '알뜰폰 허브사이트'가 오는 2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특정 알뜰폰 사업자나 서비스를 찾아볼 필요 없이 한 사이트에서 모든 알뜰폰 사업자의 서비스와 요금을 비교해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계통신비를 보다 쉽게 줄일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사업자에게는 판로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4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는 이달 '알뜰폰 허브사이트' 구축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내년 초 정식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이 기억하기 쉽도록 인터넷 주소창에 '알뜰폰'이라고만 치면 바로 연결되도록 하는 한글 도메인도 마련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가계 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는 알뜰폰 서비스들이 많지만 중소업체들의 경우 국민들이 회사 이름조차 모르기 때문에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알뜰폰 홈페이지가 운영되면 소비자은 저렴한 상품들에 대한 접근이 쉬워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홈페이지 홍보를 위해 포털사이트에 지불하는 3000~4000만원 수준의 광고료도 절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사이트 구축비용은 알뜰폰 사업자들이 나눠서 부담하고 구축 및 운영은 알뜰폰 협회보다 인력이 풍부한 KAIT가 맡는다. 미래부 관계자는 "추후 알뜰폰시장이 확대되고 협회의 역할이 커지면 운영도 협회가 맡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알뜰폰 업계는 허브 사이트 구축에 고무적인 반응이다. 인지도나 마케팅 차원에서 열악했던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이 우체국을 통해 유통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사업자들은 온라인으로 중심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면서 "인지도가 낮은 탓에 실적이 미미했지만 허브 사이트를 통해 소비자들이 알뜰폰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저렴한 통신요금을 앞세운 알뜰폰시장은 2011년 7월 출범한 이후 400만명의 가입자 수를 넘어섰다. 특히 기존에 쓰던 단말기에 알뜰폰용 유심(USIM)만 끼워 넣으면 통신비가 이동통신 3사 대비 50%까지 싼 '반값 요금' 상품들이 알뜰폰 성장을 크게 견인했다는 평가다. 지난 7월 알뜰폰 경쟁에 참여한 케이티스와 미디어로그를 비롯해 KCT, SK텔링크, CJ헬로비전, 홈플러스, 에넥스텔레콤, 에버그린 모바일 등 기존 사업자들도 반값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이통사의 통신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통화품질은 100% 동일해 유통망만 뒷받침된다면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6월 기준으로 SK텔레콤망을 사용하는 가입자는 196만8000명, KT망 185만1000명, LG유플러스망 31만8000명이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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