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참이슬' 지은 손혜원씨, 남산 '나전칠기박물관' 세워

시계아이콘01분 3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참이슬' 지은 손혜원씨, 남산 '나전칠기박물관' 세워 손혜원 대표
AD


'참이슬' 지은 손혜원씨, 남산 '나전칠기박물관' 세워 전성규 作 나전칠 금강산그림 대궐반

17세기 대궐반·최초 나전칠기 무형문화재 작품 등 8년간 모은 300점 선보여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 남산 소월길에 작은 박물관, 그러나 적잖게 의미 있는 박물관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지난 1일 개관한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이다. 브랜드 업계에선 '미다스 손'으로 익히 알려진 손혜원 크로스포인트 대표는 지난 8년간 수집해 온 작품 300점으로 이 박물관을 꾸몄다. 남산에 있던 사무실 건물을 다른 곳으로 내보내고는 이를 리모델링한 것이다.

'참이슬', '처음처럼', '트롬', '힐스테이트' 등 숱한 브랜드 네임을 탄생시킨 국내 대표 브랜드 디자이너인 손 대표는 "민족공예로 불려도 될 만한 우리 대표 공예분야가 바로 나전칠기인데 아직 전문 박물관 하나 갖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 박물관은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그래도 컬렉션은 보여드릴 만하다"고 소개했다.


조개껍질인 자개 조각을 붙여 장식하는 나전과 흑빛과 주홍빛 등 고상한 색을 발현하는 옻칠은 수천 년 전부터 이 땅에서 전해져 오던 것이었다. 일제강점기 때만 해도 한반도에 200명 이상의 나전칠기 장인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지금은 손에 꼽을 정도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장인들은 줄어들고 옛 공예가 새겨진 작품들을 보려면 오히려 외국에서 찾아야 하는 실정이 안타까워 손 대표는 하나둘씩 작품들을 모아왔다.


이렇게 해서 박물관 수장고와 전시실은 지금 17세기 쌍용문양 대궐반, 지역적 특색이 돋보이는 예천·해주·통영 소반 등과 함께 일제강점기 때 활동한 나전칠기 장인 전성규부터 그의 제자 김봉룡, 김태희, 송주안, 심부길, 민종태 등에 이어 3세대인 이형만, 송방웅, 손대현으로 전해지는 계보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참이슬' 지은 손혜원씨, 남산 '나전칠기박물관' 세워 김상수 作, 옻칠 나전 매화무늬 장


'참이슬' 지은 손혜원씨, 남산 '나전칠기박물관' 세워 오왕택 作, '사계' 나전칠함


20세기 나전칠기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던 전성규의 '금강산그림 대궐반'은 멀리 보이는 산을 가느다란 선으로, 가깝게 있는 나무들은 그 종류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잎이나 줄기들을 세밀하게 자개로 표현해 원근감과 정교함이 뛰어나다. 다리 부분은 풍성하고 화려한 모란당초문으로 가득하다. 서화, 도안, 나전의 줄음질과 끊음질은 물론 옻칠에 이르기까지 모두 능했던 장인의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1938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한 그의 작품과 거의 유사해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이 작품을 어느 일본인 수집가의 가족에게 1억원을 주고 구해 왔다. 1966년 무형문화재(제10호)로 나전칠기장이 새로 지정되면서 그 1호 장인이 됐던 김봉룡의 작품들은 실력과 함께 독창적인 도안이 눈길을 끈다. 구획된 면마다 무궁화를 장식한 구절판이 인상적이다.


현재 활동 중인 장인들의 2인전도 열리는 중이다. 오왕택(나전장), 김상수(옻칠장) 장인이 그 주인공으로, 지난해 밀라노 '법고창신'전에 참가한 이들은 1970~80년대 나전칠기 중흥을 이끌었던 김태희로부터 전통기술을 사사했다. 자개의 반짝거리는 은빛으로 치장한 매화나무, 모란, 수선화 문양이 의자나 옷장 등 현대 가구 디자인에도 멋스럽게 어울린다.


손 대표가 모아 온 작품들은 시가로는 총 50억원이 넘는 규모다.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벌어들인 많은 돈을 전통 공예작품을 사는 데 써왔다. "돈이 아까웠다면 이렇게 모으지도 못했을 거예요. 오히려 나전칠기에 담긴 얼과 혼을 통해 한국의 공예가 얼마나 위대한지 배우게 됐죠. 나이 들어 알았으니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