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박영철(가명, 58세)씨는 최근 가을철 절정인 단풍을 보기 위해 가족과 함께 산행을 다녀온 뒤 왼쪽 옆구리 부근에 통증을 느꼈다. 오랜만의 등산으로 생긴 근육통이겠거니 여겨 소염진통제를 먹어보고 파스도 붙여봤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통증이 심해졌다. 결국 병원을 찾은 박씨는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다. 치료시기를 놓친 그는 옆구리에 수포가 번지면서 입원까지 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은 등산 후 근육통과 매우 흡사하다. 통증은 주로 등과 허리, 옆구리에 주로 발생한다. 수포와 발진이 올라오기 전까지 대상포진을 의심하지 않는다.
산행 후 근육통이 최대 1~2주를 넘기지 않지만 대상포진은 통증이 시간이 갈수록 강도가 더 심해진다.
대상포진을 근육통으로 오인해 파스를 붙이면 수포를 가려 초기 진료를 놓칠 수 있다. 통증의 양상과 통증이 나타난 위치를 정확하게 체크하며 관찰하다가 띠 모양의 수포가 올라오거나 통증 강도가 더 심해지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를 앓고 난 뒤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바이러스가 신체의 면역기능이 떨어졌을 때 다시 활성화되는 질환이다. 면역력 저하가 주요한 발병 원인이기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리한 신체 활동을 한 뒤에 잘 생길 수 있다.
특히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발병률이 급증한다. 중장년층이 무리한 산행 뒤에 찾아올 수 있는 대상포진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2012년 대상포진 환자의 연령을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 환자가 6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은 초기 대처가 어렵고 치료 후에도 각종 합병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면역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면역력 저하를 막기 위해 평소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영양가 있는 식단을 유지하고 무리한 산행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대상포진 치료법은 우선 항바이러스제를 쓰다 증상이 심하면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최악의 경우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거나 신경차단술을 쓰기도한다. 전문가들은 수두를 앓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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