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국회 제출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한국은행이 비은행금융기관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요인으로 핵심자산의 성장세가 최근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하지만 최근의 수익성 악화가 전반의 경영건전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비은행금융기관 수익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시 호전됐으나 2010년부터는 대부분의 금융권에서 다시 악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수익성 현황을 보면 비은행금융기관의 당기순이익과 총자산순이익률(ROA)이 금융위기 이전(2007년)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중 당기순이익 규모를 2007년과 비교해보면, 증권회사는 93.0%, 신용카드회사는 29.2%, 상호금융조합은 15.0% 축소되는 등 생명보험회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권에서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또 대부분의 금융권에서 자기자본순이익률(ROE)과 국고채 유통수익률(3년물) 간 스프레드가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회사의 경우에는 ROE가 국고채 유통수익률을 하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은은 이 같은 수익성 악화의 요인에 대해 "내수회복 지연 등 경기적인 요인으로 대부분의 비은행금융기관에서 핵심자산 성장세가 최근 들어 둔화됐다"며 "저금리 기조, 규제 강화, 금융거래 관행 변화 등으로 비은행금융기관의 핵심수익 창출 능력도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 심화로 마케팅비용 등 판매관리비 지출 증가도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한은은 이 같은 비은행금융기관의 수익성 악화가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이 크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전성규제 정비, 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 강화 등으로 비은행금융기관의 전반적인 손실흡수능력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라며 "최근의 수익성 악화가 비은행금융기관 전반의 경영건전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대부분의 금융권이 양호한 수준의 손실흡수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연계성이 높은 여타 금융권의 수익성이 악화될 경우 해당 리스크가 전이될 가능성에는 지속적으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특히 증권회사와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금융권 간 연계 규모는 2007년 말 대비 각각 64.9% 및 38.0% 커진 상황으로, 이들의 수익성 악화가 심화될 경우 금융시스템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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