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북한군의 주요 핵심 부서들이 물자난을 해결하기 위해 자체로 매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 상납 요구가 지나쳐 개인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민군 산하 주요기관의 상행위가 노골화하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해 초 "병영구역 안에서 돈벌이 하는 매점과 군인상점을 없애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평양시내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는 인민무력부, 총참모부 산하 군 기관들이 부실한 보급을 메우기 위해 매점을 차려놓고 물자난 해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군부대들이 자체 부업기지를 만든다고 부대 내 건물들을 개조해 상인들에게 빌려주고 장사를 시킨 다음 대가로 금품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부대에 입주한 매점 주인은 1년에 강냉이 1t을 무조건 부대에 바쳐야 하며, 군관들에게 매일 점심 한 끼 보장하고, 명절 때는 돼지고기와 술 등 명절물자까지 공급해야 하는 예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기관들이 물자난에 쪼들리자, 부대 건물을 상인들에게 임대하는 식으로 빌려주고 후방물자를 충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정은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남포시 소식통도 인민군 3군단 산하에도 상업매장이 여러 곳 있으며 군관들의 상납요구가 지나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대 군관들은 매점 물건을 외상으로 가져가는데 주인들은 그 외상값을 받지 못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군대의 요구가 심해도 상인들이 군부대 매점을 고집하는 이유는 매점이 군부대 산하기 때문에 상인들이 농촌동원이나 각종 사회동원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병영 내 매점과 군인 상점을 없애라고 했지만 흐지부지한 것은 북한군에 대한 보급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시대에 북한군은 선군정치 특권아래 알짜배기 이권을 틀어쥐고, 근 10년 가까이 온갖 특혜를 누려왔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이후 군을 장악하는 과정에 군 장령들이 수시로 교체되고, 군 장령들을 홀대하면서 보급도 열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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