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수출입 상품의 교역 조건이 다섯달만에 좋아졌다. 수출가격 하락폭보다 수입가격 낙폭이 더 커 교역조건이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9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10년 100 기준)는 지난달 90.37로,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수출가격은 전년동월보다 1.3% 내린 반면 수입가격은 2.0% 떨어진 영향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한 단위의 수출 대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수출물가지수를 수입물가지수로 나눠 100을 곱해 구한다.
기준년인 2010년에 한 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으로 상품 100개를 수입할 수 있었다면, 이제 90.37개를 수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작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 5월 0.4%, 6월에는 1.3% 떨어졌다. 7월 하락폭은 2012년 6월(-2.7%)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1.9% 하락을 나타냈고 8월에도 0.9% 떨어졌었다.
정귀연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수출과 수입물량은 모두 다 늘었지만 가격 쪽에서 수출가격에 비해 수입가격이 더 크게 내린 영향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수출가격의 경유나 등유 등 석유제품이나 반도체 가격이 떨어졌지만 수입가격에 포함된 원유나 철강석 가격이 더 크게 내린 덕이다.
총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18.13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 상승했다. 수출물량이 늘어나 나빠진 순상품교역조건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수출물량지수는 130.72로 1년 전보다 7.3%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음식료품(11.8%), 비금속광물제품(31.7%), 제1차금속제품(23.2%)의 수출 증가 폭이 컸다. 수출금액지수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6% 올랐다.
수입물량지수는 116.66으로 9.1% 상승했다. 석탄및석유제품(16.9%), 수송장비(22.1%), 섬유·가죽제품(17.2%) 수입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었다. 수입금액지수는 7.0% 올랐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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