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이 앞으로의 30년을 내다보고 성장전략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21~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1차 APEC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세계경제 현황을 점검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다음달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의제별 추진상황과 정상회의 성과물을 점검하는 자리다.
이번 APEC 재무장관회의는 지난 9월 G20 재무장관회의에 이어 세계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구조개혁과 함께 단기 수요진작 정책을 병행해야 하고, 화정책 조정시에도 그 파급효과를 감안해 각국간에 긴밀한 정책공조가 필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APEC 회원국 및 국제기구 대표들은 세계경제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현황을 진단하는 한편, 성장잠재력 확보를 위한 역내 인프라 투자 확대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역내 정책공조 방안에 합의했다.
최 부총리는 "현재와 같은 저성장 국면에서는 과감하고 직접적인 정책(bolder and targeted policy)으로 경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행기의 양날개와 같이 구조개혁과 수요진작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소개하면서 한국이 노동시장의 경직성 및 서비스산업 규제 혁파 등에 매진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에 APEC 회원국은 공동선언문에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발전을 통한 고용증진, 생산성 향상 등의 내용을 반영했다. 아울러 경제활동, 성장 및 고용창출의 원동력인 중소기업(SMEs) 지원, 기술개발(R&D) 투자 및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high value-added service sectors)에 대한 육성을 강화하자는 데 합의했다.
최 부총리는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 함을 강조하며 "금융·건강·소프트웨어 분야 등을 집중 지원하여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자"고 제안했다. 또 "미래 성장잠재력과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핵심분야를 중심으로 R&D 투자를 확대할 것"을 강조했다.
환율 및 통화정책과 관련해 최 부총리는 "국가별로 경기회복이 상이하고 정책대응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후 "각자도생(各自圖生)식의 정책추진은 세계경제에 득이 되지 않으므로 이런 때일수록 정책하모니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통화정책을 통해 자국 경기부양에 나선 아베노믹스를 겨냥한 발언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최 부총리는 "개도국이 많은 아·태 지역이 부족한 사회기반시설로 인해 기후변화에 취약하여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재정지원이 시급하다"며 개도국 재정지원을 위해 설립된 녹색기후기금(GCF)의 재원조성과 원활한 운영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임을 약속했다.
이밖에 APEC 회원국들은 민관협력사업(PPP)을 통한 인프라 재원조달의 촉진을 위해 공공분야의 능력배양이 중요함을 재확인하고 PPP 프로젝트 시행 능력 배양을 위해 인프라 담당자에 대한 APEC 훈련 프로그램 설립을 환영하는 내용을 공동선언문에 담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정부가 규제개혁 및 성장전략 차원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중소기업 지원, R&D 투자 및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육성 등을 선언문에 반영함으로써 우리의 구조개혁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했다"며 "아태지역의 인프라 투자 확대방안을 집중 논의함에 따라, 향후 아태지역 인프라 구축 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최 부총리는 이번 회의기간동안 러우 지웨이 중국 재무장관,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재무장관, 나카오 타케히코 ADB 총재와 각각 면담을 가졌다.
러우 재무장관과의 면담에서는 양국 및 글로벌 경제동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거시경제정책 공조ㆍ인프라 투자 확충 등 APEC에서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타르만 재무장관과의 면담에서는 최근 양국 경제동향과 함께 내년 한국이 공동의장국(한국ㆍ말레이시아)을 수임하는 ASEAN+3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회의 관련 싱가포르과의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나카오 ADB 총재와는 Strategy 2020 등 최근 ADB의 현안과 ADB와 한국의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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