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10일 경기도 연천지역에서 공중으로 14.5㎜ 고사총 수발을 발포한 가운데 대북전단을 살포한 단체가 서로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이날 오전 11시께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탈북자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4주기를 추모하는 등 내용을 담은 대북전단 20만장을 살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와 별도로 이날 연천지역에서는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인 이민복 씨가 비공개리에 대북전단을 풍선에 실어 북한 쪽으로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북전단 살포를 한 민간단체는 자유북한연합이다. 통일부는 9일 저녁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한 자유북한연합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통일부는 10일도 담당 과장을 직접 전단 살포 현장에 보내 같은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비록 '자제'라는 단어 자체는 쓰지 않았다는 설명이나 우회적인 화법으로 전단 살포를 하지 말아 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자유북한연합은 10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대북전단 띄우기를 강행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보수성향 단체 국민행동본부 회원 등 30여 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속칭 '삐라' 20만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띄웠다.
전단에는 "우리 탈북자들은 선생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북조선 인민해방과 민주화를 위해 김정은 3대 세습을 끝내기 위한 자유ㆍ민주통일의 전선으로 달려간다"는 등의 내용이 적 혔다. 황 전 비서의 영결식 모습 등도 컬러 사진으로 담겼다. 이 단체는 전단 외에도 1달러, 소책자, DVD 등을 함께 풍선에 매달았다. 김정은체제를 규탄하는 대형 현수막도 펼쳤다.
이날은 주체사상의 최고 이론가로 명성을 떨치다 1997년 탈북해 북한 독재정권 반대 활동을 하다 생을 마감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4주기이자 북한 노동당 창건 69주년 기념일이다.
북한의 반발은 이미 예고됐었다.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9일 '서기국 보도'에서 "남측이 이번 삐라 살포 난동을 허용하거나 묵인한다면 북남관계는 또다시 수습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이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도발자가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간단체에서 전단지를 살포하자 북한은 경기도 연천지역에서 공중으로 14.5㎜ 고사총 수발을 발포했고, 우리 군도 K-6기관총 40여 발을 대응 사격했다. 이에 우리군은 진돗개 하나를 발령중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오후 2시께 경기도 연천 합수리 일대에서 우리측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을 살포한 후 오후 3시55분께부터 북측 지역에서 발사한 10여발의 총성이 청취됐다"고 말했다.
합참은 "이어 오후 4시50분께 민통선 일대 아군부대 주둔지와 삼곶리 중면 일대에 북한군 14.5㎜로 추정되는 고사총탄 수발이 떨어져 있었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우리 측 피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총탄이 떨어진 현장을 확인하고 오후 5시30분부터 경고방송에 이어 5시40분께부터 북한군 GP 일대에 K-6 기관총 40여 발의 대응사격을 가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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