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세계 경제 성장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가운데 채권금리는 또다시 강세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며 유럽 각국의 국채 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독일 국채 10년물이 0.861%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프랑스 국채 금리도 1.203%로 하락했다. 이밖에 핀란드,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스웨덴, 포르투갈 등의 국채 수익률이 최저치 기록을 다시 썼다.
이날 미국의 국채 금리도 한때 2.28%까지 떨어지는 등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또 다시 높아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핌코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이크 에이미는 "투자자들은 중앙은행들이 디플레를 염려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의 금리 수준은 중앙은행의 역할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경고이다"라면서 경제 회생을 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론을 강조했다. 금리 상승을 준비 중인 미국과 달리 유럽은 ECB발 채권 금리 추가 약세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채권 금리 하락은 연금의 수익률과 자산 가치가 부진으로 이어지며 유럽내 기업들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스톡스600' 지수에 포함된 600개 유럽 대기업들이 부담해야할 올해 연금적자가 1500~1700억유로(약 230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만 따져 봐도 연금 적자가 1430~1710억파운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연금적자는 통상 금리 하락기에 발생한다. 연금 펀드에 편입된 채권의 가치가 금리 하락분 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자산가치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다면 적자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에어프랑스-KLM, BAE 시스템스, BT그룹, 테스코, 롤스 로이스 등을 금리 하락에 따른 연금부담 증가가 큰 기업으로 지목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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