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베-시진핑 열전]엔低노믹스는 '신의 한탕'…부메랑 돌아올수도

시계아이콘02분 4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헬리콥터 아베

소비세 인상으로 고꾸라진 GDP
가계소비 줄어 경기 회복세 둔화
살짝 살아난 경제에 찬물 끼얹어

[아베-시진핑 열전]엔低노믹스는 '신의 한탕'…부메랑 돌아올수도 헬리콥터 아베
AD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1.백발의 원로교수가 중앙은행 총재를 '새'에 빗댔다. '지저귀지 않는 카나리아 새'라고 했다. 아베노믹스를 설계한 하마다 고이치 미국 예일대 교수다. 그는 시라카와 마사아키 전 일본은행(BOJ) 총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일본 경제가 거덜 났다고 쏘아붙였다. 돈을 풀지 않고 쭈뼛쭈뼛하다가 결국 디플레이션을 맞았다는 거다. 그는 강력한 양적완화정책을 추진해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고 엔저를 유도해 수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핏대 세워 말한다. 그리고는 구로다 하루히코 당시 아시아개발은행 총재를 일본은행 수장으로 아베 신조 총리에게 천거했다.

#2.'아베(Abe)+아마겟돈(Armageddon)=아베겟돈'. 아베신조와 아마겟돈(지구 종말 최후의 전쟁터라는 뜻)을 합성한 말이다. 알렉스 프리드먼 UBS 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처음 입에 올려 고유명사로 자리 잡았다. 프리드먼 CIO는 "자산가격은 급등하지만 실질 성장은 없는 스태그플레이션인 시나리오가 일본에 나타날 수 있다"며 이를 '아베겟돈'이라고 이름지었다. 그는 아베겟돈 상황이 닥치면 일본 부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급속히 확대돼 일본 국채 시장으로부터 자금의 이탈이 쇄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지도 벌써 1년 반이 흘렀다. 명과 암을 두고 의견이 팽팽히 갈리지만 아베노믹스는 현재진행형인 실험이다. 화폐를 마구잡이로 풀어 물가를 띄우고 재정지출을 대폭 늘리는 한편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세 가지 화살'을 기본 축으로 한다. 출범 초기 정책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여론이 많았다. 숫자가 눈으로 나타났다. 80엔대로 떨어져 있었던 엔·달러 환율은 110엔대를 쳐다보고 있고, 일본 증시 닛케이지수는 50% 넘게 폭등했다.

그러나 서서히 역풍이 몰아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본 경제가 가당치도 않은 부양책 때문에 붕괴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겉보기엔 그럴싸하지만 속을 살펴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어 '수상개화(樹上開花)'라는 지적이다. '가짜 꽃으로 꾸미는 전략'처럼 천문학적인 정부부채를 뒤에 숨기고, 주가와 환율에 의지한 아슬아슬한 경기부양책을 펼치면서 결코 실현될 수 없는 세 가지 정책목표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다.


◆'신의 한수(?), 엔저'= 2013년 4월, 구로다 하루히코가 일본은행 총재가 된다. 그는 일본 재무성 차관보로 일하면서 공격적인 외환시장 개입으로 엔저를 주도했던 인물답게 취임 당시 "2년 내에 2%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천명했다.


구로다의 취임과 함께 일본중앙은행은 전무후무한 규모로 화폐윤전기를 돌리기 시작한다. 이른바 '2·2·2 정책'이다. 물가상승률을 2년 내 2%로 끌어올리기 위해 국채 보유 잔고를 두 배로 늘렸다. 장기국채 중심의 매입도 단행했다. 3년 수준인 일본은행 보유 국채 잔존 만기를 7년으로 확대했다. 일본 정부에 '장기간' 돈을 퍼주고, 풀린 통화가 시장에 보다 '장기간' 유통되도록 한 조치다. 구로다는 자신의 정책을 '양적·질적 완화 정책'이라고 소개했다.


환율이 가장 빨리 반응했다. 엔화 가치는 아베 총리의 조기 총선 결정 당일부터 추락했다. 아베 총리 취임 당일인 2012년 12월26일 85.35엔에 머물렀던 엔·달러 환율은 6개월 뒤 97.38엔으로 올라섰고 취임 1년차를 맞은 12월26일 104.76엔을 기록, 100엔대를 돌파한 이래 가파르게 뛰어 29일 종가 기준 109.34엔으로, 110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마찬가지다. 1만6310.64로 아베 총리 취임 전 2012년 12월25일(10080.12포인트)과 견줘보면 62% 급등했다. 급등한 환율이 수출기업들의 실적을 끌어올려줄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 급등을 이끌었다. 경제성장률과 물가도 같이 올랐다. 2012년 말 아베가 집권할 무렵 -1%로 떨어졌던 성장률은 2013년 3분기 2.0%로 뛰어올랐고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13년 11월 들어 1.5%로 높아졌다.


하지만 엔화약세의 약발은 오래가지 못했다. 경상이윤의 증가 정도는 업종별, 자본규모별로 달랐다. 장기 저금리의 혜택을 본 부동산과 건설업, 금융보험업의 이익은 늘었지만 엔저로 수입원자재 가격 급증 직격탄을 맞은 전기가스, 음식숙박업은 오히려 이익이 크게 떨어졌다. 자본규모별로 양극화도 심했다. 10억엔 이상의 대기업 이윤이 급증하고 1000만엔 미만의 소기업 이윤은 떨어졌다.


수출기업들의 장부상 엔화 환산이익은 늘지만 수출물량이 늘어나는 효과도 미미했다. 일본 수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공장을 해외로 이전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되레 급격한 엔저가 위험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은행 부총재 출신 이와타 가즈마사 일본경제연구센터 소장은 적정 엔·달러 수준은 90~100엔이며 지나친 엔저가 교역조건 손실을 가져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세 찬물 끼얹나= 아베노믹스가 지난 4월 단행한 소비세도 일본경제의 최대복병이다. 기껏 부양한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베 정부는 연말까지 추가 소비세 인상 여부(2015년 10월 8%→10%)를 결정해야 한다. 연말에 경기가 회복된다면 인상 결정을 해도 좋지만 경기가 안 좋으면 연기할 가능성도 높다. 앞서 2012년 8월 일본 여야는 5%인 소비세를 2014년 4월부터 8%, 2015년 10월부터 10%로 올리기로 하는 법안에 합의했다.


그렇지만 일본 정부는 이번 소비세 인상은 재정건전화(정부부채 감소)와 사회보장 재원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른 세수증가분은 전액 사회보장 4대 경비(연금·의료간호·사회보장급부·저출산 대책)에 활용키로 했다.


당장 숫자를 보면 우울하다. 소비세 인상으로 1분기 6.1% 상승했던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 -7.1%(연율)로 돌아섰다. 소비자들도 연간 5조엔 규모의 추가 조세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소비세 인상은 가계소비 감소로 이어져 일본의 취약한 경기회복세를 둔화시킬 전망이다.


일본은 1989년 4월 소비세(3%)를 도입한 이후 1997년 4월 이를 5%로 한 차례 올렸다. 이후 일본 국민들은 디플레이션 등 경기악화를 경험하면서 소비세 인상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 1997년 하시모토 류타 일본 총리가 소비세 인상을 단행하자마자 성장세를 보이던 일본 경제는 둔화세로 전환됐다. 이듬해에는 자국 내 금융불안과 아시아 외환위기 등으로 -1.5%의 성장을 기록했다. 민간 소비도 소비세 인상 직후 각각 1.7%, 3.5% 줄어 일본 경기가 부진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