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현대로템이 엎친 데 덮쳤다. 군에 납품할 차기전술교량 개발에 실패해 국가지원금을 모두 반납한 가운데 터키의 전차기술 수출에 따라 정부에 납부해야할 기술료도 감면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5일 "방위사업청 정책기획분과위를 전날 열어 현대로템의 기술료 감면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자료부족으로 분과위 개최가 무산됐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은 2008년 터키에 전차개발기술을 수출했다. 내년 4월까지 4억달러 규모의 전차 개발기술을 지원하고 터키는 이를 바탕으로 200여대의 차기전차를 생산하기로 했다. 전차기술을 수출하면 현대로템은 국방과학연구소(ADD)에 1250억원에 해당하는 기술료를 지불해야 한다. 기술료는 정부가 무기개발 초기단계를 주도해 기술을 개발하고 업계에 제공하는 대신 업체가 수출을 할 때마다 거둬들이는 일종의 수수료다.
하지만 현대로템은 "기술료가 너무 비싸다"며 올해 4월 감면요청안을 방위사업청에 제출했다. 수출 주요품목인 파워팩의 국내개발이 늦어지고, 신기술 개발에 업체가 기여했다는 점 등을 감안해 465억원을 깎아달라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이와 관련 4일 정책기획분과위를 열고 감면혜택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무산됐다. 기술개발을 주도한 ADD가 기술료를 196억원 이상 감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각에서 현대로템의 기술료 감면혜택이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로템은 올해 초부터 방산부문 사업에서 타격을 입었다. 이 회사는 2003년 합동참모본부가 요청한 차기전술교량전차 개발을 맡기로 했다. 합참이 요구한 교량길이는 60m였다. 하지만 현대로템이 개발에 실패해 지난 3월 정부가 투자한 204억원을 그대로 반납했다. 현대로템이 개발에 투자한 돈도 모두 날라갔다.
군 관계자는 "차기전술교량길이를 53m로 줄여 현대로템에 개발을 맡긴다고 하더라도 개발에 성공할 지 미지수"라며 "하반기 두산DST와 경쟁할 1조원대 지휘소 차량개발 사업수주마저 실패할 경우 올해 방산매출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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