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인도 주식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외국인 투자금을 흡수하고 있지만 통화인 루피화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왜 이런 이상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루피화 가치는 친(親)기업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새 총리가 취임하고 인도국민당(BJP)이 집권한 지난 5월 이후 현재까지 3% 가량 평가 절하됐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인도 주식시장이 지난 5월 이후로는 9.6%, 올 초 이후로는 25% 상승하며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와중에 나타나고 있는 이상 현상이다. 인도 주식시장에서 BSE 센섹스 30지수는 이날 0.44% 상승한 2만6560.15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일반적으로는 주식과 채권 시장 활황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쇄도하면 통화가치는 상승하기 마련이다.
WSJ은 많은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도 중앙은행이 외한시장 개입을 통해 루피화 약세를 조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정부가 공약 대로 인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통화가치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 소재 자산운용사 인컴파트너스의 수비르 무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모디노믹스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루피화 가치가 떨어지는 게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기대감 때문에 인도 주식과 채권 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물밀듯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 중앙은행이 시중에 풀린 달러화를 거둬들이고 루피화를 푸는 방법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루피화 약세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도의 외환보유고 급증세는 중앙은행의 환시개입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인도의 외환보유고는 현재 3200억달러 수준으로 사상 최대다. 올해에만 260억달러가 증액됐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인도 중앙은행이 지난해 11월 이후 외환시장에서 595억달러를 사들였다고 추정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정부의 환시 개입설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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