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도심 지하에 입을 벌린 악마의 구덩이"…석촌지하차도 2차 싱크홀 직접 가보니

시계아이콘02분 0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한창 논란이 일고 있는 제2롯데월드가 손에 잡힐 듯 보이는 석촌지하차도엔 평소 분주히 차량이 오가던 것과 달리 양방향이 모두 통제된 채 차량의 흐름이 끊겨 있었다.


지난 5일 발견된 도로 함몰(싱크홀)의 원인 조사를 진행하던 서울시가 13일 오전 추가로 길이 80m 폭 5m 가량의 싱크홀을 추가로 발견한 후 도로의 추가 함몰이 우려됨에 따라 긴급하게 차량 통행을 전면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2차로 발견된 싱크홀은 지난 2013년 9~10월께 생성됐을 가능성이 높아 이 도로를 지나던 차들은 사실상 엄청난 화력을 지닌 '지뢰'가 깔려 있는 곳을 목숨을 걸고 지나간 셈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물론 관리 감독을 맡은 서울시의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기자들이 서울시 및 진상조사단 관계자들과 함께 찾아간 싱크홀은 석천지하차도 중심부 즉, 지하도로 전등 A49~A50 사이에 입구가 위치해 있었다. 지하철 9호선 3단계 연장 구간에서 진행되고 있는 933정거장 진입방향에서 지하차도 전등 있는 곳부터 약 50m 지난 거리였다. 사다리 타고 내려가니 발이 닿은 곳을 기준으로 우측 50m, 좌측 30m, 총 80m 길이의 땅굴처럼 생긴 동공이 나타났다.


충격이었다. 지하차도 2~3m 밑에 마치 악마가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거대한 동공이 도사리고 있었다.


동공은 성인남자 손바닥만한 크기의 자갈과 모래로 이뤄져 있었다. 전에 이곳이 하천이었기 때문에 조성된 '충적층'이라는 게 동행한 전문가들의 설명이었다. 실제 이 곳을 처음 발견했을 때는 지하수가 많이 흐르다가 지금은 멈춘 상태며, 약 15~20cm 높이로 물이 고여 있고 그 밑에는 20cm 정도의 뻘이 있었다. 발을 넣으면 신발이 벗겨질 정도로 점도가 강했다.


특히 원래 이 곳엔 차량이 다니는 도로 부분 아스팔트가 있고 밑에 방수시트, 그 밑에 충적층이 있어야하는데 지하수가 유입돼 어디론가 흘러나가 동공이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동공은 마치 커다란 땅굴처럼 생겼고 폭은 5m, 높이는 4m 정도로 80m 구간 가량에 형성돼 있었다. 동공의 약 2.5~3m 아래엔 이번 사태를 일으킨 주범으로 추정되는 지하철 9호선 3단계 굴착 공사가 진행 중인 쉴드터널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었다.


이번에 2차 발견된 동공은 1차로 지난 5일 발견된 싱크홀과 달리 반대 차선 쪽 동공이 발생하지 않은 부분과 동공 옆(바깥쪽) 지하보도 바깥쪽 3~4m 거리에 상수관 지나는 구간에 걸쳐있어서 현재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상태라고 한다. 실제 동공에서 바라본 윗부분(차도)에는 균열이 없어 당장 무너지진 않을 것 같았다. 반대쪽에는 석순같이 올라온 시멘트가 있었는데, 동공 밑 터널 굴착 중 "그라우팅'(지반강화)제가 올라온 것으로 보였다.


동행한 이채규 한국구조물안전연구원 대표는 "현재 가장 위험한 상황은 지하보도 쪽 벽체가 붕괴되는 것"이라며 "차량이 다니면 붕괴 우려가 있어서 전면 차량 통제를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환기를 하지 않아 덥고 악취가 나는 현장 상황에 대해선 "동공이 발생하지 않은 반대차선 쪽 지하 벽면은 습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부분이 마르면 (충적층이라) 무너지기 때문에 냄새가 나더라도 환기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지하보도 너머의 부분은 건물 등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공원이 있기 때문에 위험요소 발생 시 공원을 통제하면 위험은 적을 것 같다"며 "4일 전 시추 조사를 하니 밑에 너무 큰 동공이 있어 처음엔 시설물이 위치한 줄 알았는데 아예 코어를 뚫고 확인해보니 80m 규모 동공이 발견됐다. 다 메우려면 1000세제곱미터 즉 15톤 덤프트럭 150대 분량의 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2차 동공 발견 소식이 전해지자 주변 상인,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날 지하차도 주변에서 만난 한 시민은 "안그래도 싱크홀 때문에 이 근처에 집값이 많이 떨어졌는데 더 큰게 발견됐다니 정말 황당하고 당황스럽다"며 "빨리 원인과 대책이 마련되고 지하차도 교통통제도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사단에 포함됐던 박창근 관동대학교 교수도 "최근 송파구 일대에서만 5~6개의 싱크홀이 발견됐는데,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 주민들이 악성루머에 시달리는 등 고통을 받고 있다"며 "제대로 조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