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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52년만에 유니온스틸과 합병 카드 꺼낸 까닭은?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합병이 검토되고 있는 동국제강과 그 계열사 유니온스틸은 각각 1954년, 1962년 설립됐다. 양 사는 그동안 각각 후판, 컬러강판에서 경쟁력을 갖춰가며 국내 철강산업을 선도해왔다. 이번에 양 사가 52년 만에 합병을 검토하게 된 것은 모기업인 동국제강의 수익성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동국제강은 지난 6월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특히 채권단이 동국제강의 적극적인 재무구조개선 방안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채권단은 자구계획 안의 일환으로 본사사옥(페럼타워)의 매각을 요구했지만 장 회장의 반대로 무산됐다. 장 회장이 본사사옥 매각에 반대하자 채권단이 양 사의 합병을 주문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으로서도 회사의 뿌리 같은 본사사옥을 매각하기보다는 양 사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 이를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남윤영 동국제강 사장은 지난달 7일 당진공장에서 열린 6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채권단과의 재무구조 약정에 따라 재무개선이 잘 이뤄지지 않았을 때 마지막 수단으로 삼자는 것이지, 페럼타워 매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페럼타워를 매각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살아날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장 회장은 유니온스틸과 전격 합병 카드를 수용, 검토 단계에 돌입했다. 유니온스틸은 국내 컬러 강판 시장에서 지난해 생산능력기준 583만t으로 1위 업체다. 유니온스틸은 지난해 철강업계로는 최초로 건축자재용 컬러강판에 '럭스틸(Luxteel)', 가전용 컬러강판 브랜드 '앱스틸'을 론칭하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양 사의 시너지 효과는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유니온스틸을 통해 동국제강의 현금창출력이 확보돼 동국제강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강은 2016년 완공을 앞둔 브라질 CPS 제철소에 포스코와 합작 투자를 하고 있다. 브라질 CPS 제철소의 경우 투자비용(7억5000만달러)과 채무보증(12억달러)이 전체적인 재무부담이 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오는 9월 25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한편 동국제강은 최근 3년간 매출 내림세를 기록했다. 2011년 8조8149억원에 달하던 매출액(연결기준)은 2012년 7조7691억원, 지난해 6조6909억원까지 떨어졌다. 영업이익도 2011년 2791억원에서 2012년 663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재무상태도 악화했다. 2009년 연결기준으로 57.6%였던 순 부채 비율은 올해 1분기 163.1%까지 뛰어올랐고, 부채비율 역시 163.9%에서 253.6%로 급격히 높아졌다.


주범은 주력산업인 후판의 판매 부진이다. 후판 매출은 2011년 3조2800억원에서 지난해 1조4008억원으로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동국제강에 조달하던 후판 물량을 상당 부분 현대제철에 전환한 것이 매출에 큰 타격을 줬다. 아울러 후판의 원재료인 슬래브를 전량 외부조달하는 탓에 경쟁사보다 원가 부담이 큰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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