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6~9일 롯데호텔서 '해외 명품 대전'
총 1000억원 물량에 200여개 브랜드 참여…30~70% 할인
에트로ㆍ멀버리 등 일부 브랜드에 인파 몰려…의류 코너 '비교적 한산'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그나마 중저가 명품가방만 많이 팔리지 의류는 잘 사지도 않아요."(A의류업체 판촉사원)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백화점업계가 역대 최대 규모의 명품세일전을 펼쳤으나 브랜드간 희비가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원대 전후의 매스티지(준 명품) 브랜드 위주로 수요가 몰리면서 양극화 현상을 보인 것. 할인 폭이 최대 70% 달하는 대규모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불황 심리를 엿볼 수 있다는 게 주최 측의 반응이다.
6일 오전 10시2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볼룸은 명품세일 행사장을 찾은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행사 시작 한 시간 전인 9시30분 70~80명가량이었던 인파는 행사 직전 200여명까지 늘어나 혼잡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2시를 넘어서 방문 고객수가 3000여명이 넘어섰다"며 "오전 매출이 작년 8월 해외명품대전 행사 첫날과 비교해 약 50% 신장한 4억원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행사를 위해 작년보다 2.5배 많은 1000억 물량에 200여개의 브랜드를 투입시키고 행사 시작일도 예년보다 이틀 앞당겼다. 브랜드별 할인율은 30~70%선이다.
행사장 규모도 늘렸다. 작년에는 소공동 본점 9층 행사장에서 세일을 개최했지만 올해는 165㎡(약 50평) 더 넓은 공간을 행사장으로 골랐다. 행사 규모가 커진 만큼 인기상품의 비중을 높이고 총 7곳의 계산대를 설치해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행사가 시작되자 고객들은 에트로와 멀버리 등 일부 잡화 브랜드에 대거 몰리며 복도를 꽉 메웠다. 에트로 매장에는 순식간에 80여명 가까운 인파가 몰리며 해당 부스에 들어가지 못한 고객들이 별도로 줄을 서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에트로 매대에 깔린 제품들은 할인한 가격이 70만~80만원선. 5~10분 간격으로 하나씩 동이 나자 일부 여성 고객들은 "물건이 더 있냐"고 초조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달리 ACUTIS 등 신규 론칭 브랜드 코너는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 매장 직원이 카이만 악어가죽으로 만든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손님들은 300만원이 넘는 가격표를 보곤 슬며시 자리를 떴다.
행사장 밖에 마련된 모피 매장과 여성 의류 코너도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남성 정장과 아웃도어 부스에만 일부 남성 고객들이 여유 있게 둘러보고 있었다.
이에 대해 한 의류업체 직원은 "행사장에 이 정도도 손님이 없으면 말이 안된다"며 "그나마 평소 고가이던 잡화만 팔리지 의류는 워낙 행사하는 곳도 많아 높은 매출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명품대전은 소공동 본점을 시작으로 7∼10일 부산 본점, 14∼17일 잠실점과 대구점으로 이어진다. 행사 기간 5000만원 상당의 캐딜락 ATS럭셔리를 경품으로 내거는 한편 구매 고객 선착순 1000명에게 화장품 샘플을, 60만원 이상 구매 시엔 롯데백화점 상품권을 각각 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오늘 하루 동안 약 2만명 정도의 고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작년 첫날 매출보다 50% 오른 15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7~8일 압구정 본점, 21~24일 무역센터점에서 해외 유명 수입 브랜드를 최대 80% 할인하는 '해외패션대전'을 진행한다. 신세계백화점은 6~10일 강남점, 14~17일 센텀시티점, 21~24일 본점에서 700억원대 물량의 '해외 유명 브랜드 대전'을 펼친다. 참여 브랜드는 조르지오아르마니, 멀버리, 에트로, 질샌더 등 73개이며 할인율은 최대 70%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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