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미국은 세계 주요지역의 해양·공중·우주에 걸친 공간지배 능력을 바탕으로 패권의 지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의 공간지배 능력은 세계 몇몇 지역에서 연안전투를 비롯한 반(反)접근·지역거부(A2AD) 개념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중국이다. 중국은 현대화된 해·공군력, 장거리 공격용 미사일, 우주·전자전 기술 등을 포함하는 강력한 '반(反)접근·지역거부능력'을 앞세워 서태평양에서 미국의 공간지배 능력에 전례 없이 도전하고 있다.
미국은 해·공군력의 유기적, 통합적인 운용과 발전을 통해 중국의 반(反)접근·지역거부시도를 무력화하고, 동아시아 지역에서 공간지배 능력을 유지,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합동 작전개념인 '공해전투(Airsea battle)'를 구상, 개발했다. 스텔스기를 비롯한 공군과 잠수함 등 해군 전력을 신속히 동원해 중국의 레이더·미사일망에 타격을 가하는 것을 공해전투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 병력과 기지를 전면 재배치하고 있다.
◆미국의 '공해전투'에 대응한 중국의 A2AD전략= 중국은 미군의 중국 봉쇄를 타개하기 위해 '지역거부와 접근거부(A2AD) 전략을 수립했다.
A2AD(anti-access, ares denial)는 직역하면 ‘반접근-지역거부’로 적 항공모함의 해안 접근을 막고 해안에서 일정 범위 안의 적 해상전력은 철저히 분쇄한다는 것이다.
이는 규슈-오키나와-대만을 잇는 가상의 선을 1열도선(列島線) 이내로 미국의 접근을 막고, 군사적 행동을 제한하는 A2AD전략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했다. 우선 중국 해안선을 따라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장비를 해저에 설치해 근해에서 활동하는 미 해군 잠수함 활동 감시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동해와 남해, 남중국해에서 활동하는 미 해군 잠수함들은 이들 네트워크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또한 육상공격 토마호크 미사일(TLAMS) 탑재한 미군 잠수함 세력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중국이 성공한다면 미 해군의 공해전 작전의 주축인 잠수함 세력의 무력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
중국은 또 공기불요장치(AIP)를 탑재해 수중작전 기간이 월등히 길어진 라다급 공격용 디젤잠수함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소치 올림픽 개막식 참석에 앞서 4척의 라다급을 구매하는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이 각서에 따라 중국은 러시아고문들의 도움을 받아 중국에서 라다급을 건조할 계획이다.
둘째, 하이난성을 모항으로 하는 남해함대를 대폭 강화했다. 남해함대는 북해함대, 동해함대와 함께 인민해방군의 해군 3대 함대 중의 하나이다.
서사군도와 남사군도의 방어를 포함한 타이완해협 남단의 서남방향 해역을 관할하고 있으며 사령부는 잔장(湛江)에 주둔하고 있다.
중국군은 차세대 이지스함인 0524D급 1번함 쿤밍함을 비롯, 이지스함 4척을 남해함대에 배치할 예정이다. 6척을 건조 중이며 4척을 더 계획하고 있다.
052D 구축함은 기존 052C형보다 늘어난 64셀의 수직발사기에 각종 함대공·함대함 미사일을 탐재하고 있으며 미국 이지스함의 'AN/SPY-1D' 레이더보다 우수한 레이더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남해함대에는 052C형 이지스함인 170호 '란저우(蘭州)'함과 171호 '하이커우(海口)'함이 배치돼 있다. 이에 따라 052D형 이지스함 4척이 추가 배치되면 총 6척의 이지스함이 배치되는 셈으로 현재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보유량과 같은 규모가 된다.
현재 구축함이 9척이며, 프리기트함이 17척, 코르벳함이 5척, 밍급 디젤 잠수함이 8척이나 된다. 적대세력을 거부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전력이다.
중국은 남해함대의 보호를 받으며 중동부터 남중국해까지 거점 항구를 만들며 석유 수송로를 확보하는 ‘진주목걸이’ 구상을 구현하고 있다.
셋째, 중국은 미사일 전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사정거리가 3000km에 탄두중량 600㎏ 이상, 속도 음속 10인 둥펑21D 초음속 잠수함 킬러인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국은 러시아의 수호이 35 전투기와 S-400 방고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중국은 러시아의 수호이 35전투기 24대를 도입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능동전자주사레이더를 탑재한 수호이 35는 분쟁 발생 시 동중국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에 대항하는 공중전 능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크기는 길이 21.9m, 날개너비 15.3m, 높이 5.9m이며 자체 중량 18.4t에 최대 이륙중량은 무려 34.5t에 이른다. 최고 속도는 마하 2.25(시속 2390㎞)다. 외부 무기장착대 14곳에 8t의 미사일과 폭탄을 탑재한다. 최고 속도 마하 2.5에 10발의 미사일이나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일본 F-15J와 겨룰 훌륭한 대항마인 셈이다.
다섯째, 중국은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할 계획이다. 사거리 400㎞인 지대공 미사일은 분쟁 시 오키나와와 대만에서 발진하는 미군 전투기와 대만 전투기로부터 중국의 해안선을 방어하는 데 쓰일 수 있다.
한마디로 육·해·공·수중에서 적의 접근을 거부하고 격퇴하는 방어책을 촘촘히 짜고 자국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게 오늘날의 중국인 셈이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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