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국내 밥솥시장 1위 업체, 쿠쿠전자가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최근 중국을 비롯해 해외 프리미엄 밥솥시장이 커지는 만큼 상장을 통해 글로벌 생활가전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정현교 쿠쿠전자 재무이사는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전기밥솥시장은 약 2조원 이상으로 세계 최대"라며 "상장으로 대외 신인도를 높여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일본, 러시아 등 쌀 문화권을 적극 공략해 글로벌 건강생활가전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쿠쿠전자가 글로벌 진출을 자신하는 배경에는 지난해 국내 시장점유율 70%를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이 있다. 쿠쿠전자는 36년간 밥솥을 개발·생산하면서 국내 기술 특허만 120여개, 지적재산권은 업계 최다수준인 400여개를 보유했다. 중국, 일본 등 해외에도 200여건의 지적재산권과 90여건의 해외 기술 인증을 취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내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 이사는 "중국은 아직 80%가 5만원대 전기보온밥솥 시장이지만 최근 프리미엄 제품과 외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80년대 출생 '빠링' 세대 출현으로 프리미엄 밥솥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이들이 프리미엄 밥솥이라고 하면 '쿠쿠'브랜드를 떠올릴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고 자부했다.
중국의 전기밥솥 시장은 약 2조원 규모로 연평균 10% 가까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쿠쿠전자는 중국 내 800여개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고, 중국 내 생산공장은 물론 A/S 네트워크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중국 전기밥솥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면세점과 중국 매출 등이 증가하면서 쿠쿠전자의 수출액은 4355만달러를 기록했고 지난 2011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은 82.7%다.
국내는 1~2인 가구 증가세, 프리미엄 제품 인기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봤다.
정 이사는 "국내 밥솥부문은 1~2인 가구 증가로 매년 한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고 프리미엄 밥솥 매출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전기보온밥솥은 5만원대지만 프리미엄 기능이 부여된 IH압력밥솥은 65만원까지 하는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실제 IH압력밥솥 판매량은 2008년 73만4000대에서 지난해 약 112만대으로 크게 증가했다. 밥솥 매출에서 IH압력밥솥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6%에서 51%로 높아졌다.
쿠쿠전자의 차세대 성장동력은 생활가전이다. 전기밥솥시장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수기, 공기청정제습기, 가습기, 멀티쿠커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정수기사업은 2009년 시작해 최근 누적 계정 50만을 돌파해 코웨이에 이어 청호나이스 등과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렌탈시장 규모가 2016년 2조원 이상으로 성장해 밥솥시장보다 클 것인만큼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이다.
정 이사는 "밥솥은 300여개 부품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은 물론, 밥솥에서 요리까지 할 수 있도록 집약적 설계기술이 필요하다"며 "이 실력으로 정수기를 만들다 보니 사이즈는 더 작아지고 디자인도 우수해 최근 국내 최초로 코크 자동살균 정수기 '인앤아웃(IN&OUT)'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쿠쿠전자의 정수기 렌탈계약수는 2010년 5만4000대에서 현재 53만대로 늘어 매년 약100% 성장세다.
이번 공모를 100% 구주매출로 진행하는 것은 지배구조 변화를 통한 경영권 강화 때문이다. 쿠쿠전자는 그동안 내부보유현금이 많아 상장할 필요성을 못 느껴왔다.
정 이사는 "구본학 대표의 남동생 구본진씨의 지분 15% 가량과 관계회사 엔탑 지분 9% 가량을 이번에 매출할 계획"이라며 "구 대표의 경영권을 강화하고 관계사와의 상호출자관계를 정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을 통해 신인도를 제고하는 것이 수출을 위해 필요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한편 쿠쿠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4995억원, 영업이익 651억원을 기록했다. 이달 23일과 24일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8만~10만4000원이며 총 상장예정주식수는 980만여주다. 대표주관사는우리투자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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