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주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됐지만 기대 이상의 어닝시즌 결과에 힘입어 뉴욕증시는 상승마감됐다. 특히 말레이시아 항공기 피격 사건으로 17일 1.18% 급락했던 S&P500 지수는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이튿날 1.03% 올랐다. 수백 명이 희생된 참사가 되레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된 셈이다.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CNBC는 시장의 반응은 비정할 수 있다며 하지만 반등 흐름은 단기에 끝날 수 있다고 전했다.
여전히 변수는 많다. 말레이시아 항공기 피격에 따라 우크라이나 긴장감은 얼마든지 더 높아질 수 있다. 또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 확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중동 지역 긴장감도 더욱 높아질듯 하다. 첫 고비를 넘긴 어닝시즌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번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예정이라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주 다우 지수와 S&P500 지수는 상승세로 돌아서 각각 0.92%, 0.54% 올랐다. 나스닥 지수도 0.38% 상승했다. 반면 중소형 지수인 러셀2000은 0.72% 약세를 이어갔다.
◆애플 22일 분기 실적 발표= 어닝시즌이 좋은 출발을 보였다. 지난주 대형 은행주들이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다. 월가에서는 어닝시즌 진입 전 금융주 실적이 가장 좋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주 지정학적 위험 고조에도 뉴욕 증시가 상승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지금까지 S&P500 지수에 편입된 종목 가운데 84개 기업이 실적을 내놓았는데 56개의 기업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공개했으며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인 곳은 15곳에 그쳤다. 13곳은 예상치와 엇비슷한 수준의 성적표를 발표했다.
이번주 최대 관심사는 22일 장 마감 후 공개될 애플 회계연도 3·4분기(4~6월) 실적이다. 애플이 9월에 4.7인치 대형 화면을 가진 아이폰6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애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호한 실적이 분위기를 띄우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월가의 예상은 긍정적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7.2% 증가한 379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분할을 반영한 조정 주당 순이익은 15.2% 증가한 1.23달러로 전망했다.
애플 외 넷플릭스(21일) 코카콜라, 맥도날드, 마이크로소프트(이상 22일) 보잉, 펩시코, 페이스북(이상 23일) 포드, 제너럴 모터스(GM), 아마존닷컴, 스타벅스, 비자(이상 24일) 등이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미국 외 기업 중에서는 크레디트 스위스(22일) 다임러, 바이두(23일) 캐논, 바스프, 로슈, 노키아, LVMH 모엣 헤네시 루이뷔통(이상 24일) 에어 프랑스-KLM(25일) 등이 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IMF 경제성장률 하향조정= 이번주 공개될 경제지표로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6월 기존주택판매, 5월 연방주택금융청(FHFA) 주택가격 지수(이상 22일) 6월 신규주택판매(24일) 6월 내구재 주문(25일) 등이 있다.
에너지와 식료품 항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201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0.3%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소비 경기가 살아난다는 신호이지만 한편으로는 물가 상승에 대한 당국의 경계심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 판매의 경우 기존주택 판매는 3개월 연속 증가가 예상되지만 신규주택 판매는 3개월 만에 전월 대비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24일 세계 경제 전망치를 수정한다.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올리비에 블랑샤르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이달 초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세계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며 경제성장률 예상치 하향조정을 시시한 바 있다. IMF는 지난 4월8일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6%, 내년 3.9%로 제시했다.
◆EU 22일 러시아 추가 제재= 말레이시아 항공 피격 사건을 계기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질듯 하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22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결정한다. 지난주 미국이 러시아 추가 제재 조치를 결정하면서 러시아 미섹스 지수는 5.15% 급락했다.
HSBC 은행과 시장조사업체 마킷은 7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를 24일 공개한다. 지난 6월 6개월 만에 50을 웃돌며 제조업 경기 확장 국면을 알린 중국의 제조업 PMI는 전월 대비 0.3포인트 오른 51.0을 기록,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 제조업 PMI는 51.7을 기록해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25일 2분기 경제성장률을 공개한다. 영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8% 늘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1분기에도 0.8% 성장을 기록했다.
일본은 25일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공개한다. 5월보다 0.1%포인트 낮은 3.3%가 예상된다. 25일에는 6월 무역수지가 공개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남미 순방 일정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내달 2일까지 남미 순방 일정에 돌입한다. 아베 총리는 멕시코, 트리니다드토바고, 콜롬비아, 칠레, 브라질을 방문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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