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피가 전고점을 돌파했다. 기쁨도 잠시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피격되며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터졌지만 코스피는 소폭 하락하는데 그치며 선방했다.
지난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54% 상승하며 위기에도 강한 모습을 보여 장기 박스권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들도 인해 순탄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나 국내 주식시장은 장기 박스권 상향 돌파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 및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진 상황에서 중동 및 우크라이나 지역에 전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어 자칫 '팻 테일 리스크(Fat-tail risk: 예측이 전혀 불가능한 변동성이 심한 장세)'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세계 자산가격이 버블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팻 테일 리스크 출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데 심각한 조정요인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세계 경기회복, 국내 내수부양 기대감, 외국인의 한국 주식 선호에 힘입어 장기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는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정 시 주식비중을 높여가는 전략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월부터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주가, 환율, 유가, 신흥국 주식과 채권 자금 흐름 결정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해왔다"면서 "글로벌 자금 흐름의 큰 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 정책에 따른 달러와 국채금리에 결정돼 온 만큼 말레이시아 민항기 추락 사건을 위험자산 축소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코스피의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물량은 향후 지수 상승을 제한할 정도로 크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고승희 SK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측면에서 주식형 펀드의 환매 물량은 출회될 것이나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지수가 2000포인트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주식형 펀드의 환매 물량이 상당히 소진됐다. 현재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 원본은 61조2300억원으로, 이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60조8200억원 대비 3862억원 많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가 2015포인트를 기록한 지난 2일 이후 국내 주식형 공모 펀드(ETF 제외)에서 8영업일 연속 자금이 유출되며 환매 압력이 지속됐으나 14, 15일 이틀간 자금 유입으로 전환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00포인트의 일시적 이탈 및 재상승시 자금 유입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환매 패턴의 변화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17일 코스피가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는 점에서 향후 환매 축소 및 자금 유입 지속 여부가 박스권 돌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주목할 만한 이슈로는 국내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미국 6월 소비자물가, 유럽 7월 소비자기대지수, 유럽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중국 7월 HSBC 제조업 PMI 등이 있다. 오 연구원은 "미국은 소비자물가 둔화로 기준 금리 인상 부담이 줄어들겠지만 유럽지표는 횡보 또는 소폭 둔화돼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국내 2분기 성장률은 세월호 사고에 따른 내수부진으로 둔화되겠지만 이는 경기 우려감과 함께 새로운 경제팀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줄 것이고 중국 HSBC 제조업 PMI는 상승 기조를 유지해 중국 경기개선 기대를 높이겠지만 개선폭은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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