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포스코가 인수를 포기한 동부발전당진 매각이 동부그룹의 반전카드로 떠올랐다. 잠정 매물가가 4000억~5000억 원대로 치솟으면서 오는 9월 만기가 도래하는 동부건설의 회사채 상환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부발전당진 매각 주관사인 KDB산업은행과 삼일 PWC에 전날 SK가스, 대림산업, 삼탄, 대우건설, GS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확인된 인수 후보자만 5개사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예비실사를 시작하는 11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받겠다"라고 말했다.
매각 대상은 동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동부발전당진 지분 60%다. 동부발전당진은 충남 당진시 교로리 일대에 지어질 1160㎿급 화력발전소인 동부그린발전소에 대한 사업권을 갖고 있다. 동부발전당진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포스코에 수의계약을 제안했던 이른바 동부패키지인 '동부발전당진과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이 무산되면서 최근 개별 입찰을 시작했다.
지금껏 확인된 인수 후보자들은 또 다른 화력발전소 사업권자인 동양파워, GS E&R(옛 STX 에너지) 인수를 시도한 기업들이다. 삼탄은 동양파워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대우건설도 SK가스와 컨소시엄을 만들어 동양 파워 인수전 본입찰에 참여했다 실패했다. GS는 당시 LG상사와 함께 STX 에너지 지분 64%를 인수한 데 이어 또다시 동부발전당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대기업들이 동부발전당진 인수전에 잇따라 뛰어드는 것은 안정적인 수익률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말 발표할 제7차 전력수급계획안에서 화력발전소 대신 원자력 발전소를 늘리는 기존 방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동부발전은 화력발전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매물"이라고 말했다.
이런 높은 관심덕에 동부발전당진의 매물가는 치솟아 있다. 업계에서 최소 4000억~5000억대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애초 산업은행이 포스코에 제안한 동부패키지 매각가로 5000~6000억 원대를 산정한 것에 비하면 동부발전당진의 몸값이 크게 오른 셈이다. 특히 포스코에너지가 최근 동양파워 지분을 경쟁업체보다 약 1000억 원 비싼 4311억 원에 인수한 영향도 크게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동양파워보다 동부발전의 수익성이 좋아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가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발전당진은 해안가와 2㎞ 떨어진 동양파워와 달리 서해안에 인접한다는 지리적 장점이 있다. 배가 들여온 석탄을 운반하는데 별다른 추가 시설을 지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아울러 발전소 운영 필수 설비인 송전선로도 건설돼있어 건설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전력 생산도 이르면 동양파워보다 2년 빠른 오는 2018년이면 가능하다.
동부그룹은 동부발전당진의 성공적인 매각이 동부그룹의 반전 카드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돌아오는 회사채 500억 원과 11월 만기인 344억 원 총 844억 원의 동부건설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동부발전당진 매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발전당진의 매각이 원활히 성사되면 오는 9월 동부건설의 회사채 상환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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