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항공우주국, 중력 변화 따른 홍수예측시스템 마련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장마철이다. 비가 쏟아진다. 강이 넘쳐난다. 홍수가 일어난다. 집이 잠기고 사람이 다친다. 이 같은 일은 매년 반복된다. 이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을까?
우리나라도 현재 장마철을 맞아 비가 퍼붓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강력한 태풍 '너구리'가 우리나라를 향해 오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언제, 어느 곳에 폭우가 쏟아져 홍수가 발생할 지 모를 일이다. 이 같은 일은 미리 예보되거나 예측하기 쉽지 않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지구중력을 이용한 홍수 예보 시스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이언스지는 6일(현지 시간) '지구중력으로 홍수를 미리 예보한다(Gravity measurements can predict river flooding)'는 기사를 올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가 내리면 강은 범람의 위기에 처하기 마련이다. 이때 지구 중력의 힘은 여분의 지하수 때문에 약간 변하게 된다. 우주공간에서 측정된 작은 중력의 변화를 이용해 비가 어느 정도 오면 강이 범람하는 지에 대해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몇 개월 전에 홍수와 범람 경고를 발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와 관련된 일차 실험도 있었다. 2011년 미국 미주리 강이 범람하는 재앙이 일어났다. 과학자들은 당시 중력 신호를 살펴봤다. 과학자들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중력분포 데이터를 모으고 있는 그레이스(Gravity Recovery and Climate Experiment) 위성을 이용했다. 분석결과 2011년 미주리 강의 홍수 5개월 전에 지하수가 높은 방출을 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중력은 특히 지하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력신호를 이용함으로써 홍수 이전을 예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지구촌 곳곳의 세밀한 중력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분석하면 홍수와 범람을 예측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진단했다.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다. 우선 몬순지역인 인도와 파키스탄 등의 지역에서는 폭우가 직접적 원인이기 때문이 중력을 이용한 예보 시스템은 별 의미가 없다. 갑자기 퍼붓듯이 쏟아지는 폭우는 중력이 아무리 작용하더라도 무의미한 데이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직 그레이스가 정확한 데이터를 모으는데 한계가 있다. 20만 평방㎞ 이상의 큰 강에 대한 데이터만 모을 수 있다. 그 보다 작은 곳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그레이스 위성으로부터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데 3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최근 과학자들은 그레이스 후속 대책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2017년에 그레이스 업그레이드가 시작되는데 이렇게 되면 기존의 3개월 정도 걸리던 결과 예측분석 시스템이 최소 2주로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 중력에 대항 면밀한 데이터 지도를 통해 특정 지역의 홍수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머지않았다는 게 과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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