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올해로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3년을 맞은 가운데 FTA 수혜품목의 수출 증가율이 일본과 중국, 대만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9일 'EU 경기회복 기회, 한?EU FTA로 잡는다'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2011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EU FTA 수혜품목의 수출 증가율은 1년 차인 (2011년 7월~2012년 6월) 18.4%, 2년 차(2012년 7월~2013년 6월) -0.4%, 3년 차(2013년 7월~2014년 3월) 4.1%로 집계됐다.
반면 일본과 중국은 대만은 2011년 7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재정위기 영향으로 수혜품목의 수출 증가율은 변동이 없거나 많게는 10%까지 줄어들었다. 3년차를 비교해도 우리나라 수출이 4.1%로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이지만 일본은 -6.5%, 중국 2.1%, 대만 3.8%로 집계됐다. 특히 3년 동안 일본은 매년 마이너스 수출증가율을 보여 유럽과의 교역규모와 비교할 때 확실히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산업별로 FTA 수혜품목의 수출 성과가 엇갈리게 나타났다. 가장 수출이 호조를 보인 분야는 화학제품이었다. 화학제품은 FTA 발효 이후 3년간 매년 20% 이상의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승용차, 금속, 섬유·의류, 농·축수산품 등도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계, 자동차 부품등은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다가 최근 들어 수출이 회복되고 있다. 반면에 전기·전자는 최근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석유제품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FTA 효과가 가장 잘 나타난 시장은 영국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영국의 경우 유로 재정위기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있어 우리나라의 수출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FTA 수혜 품목의 수출량이 감소세를 였던 독일 및 프랑스 시장은 최근 증가세로 전환됐다.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시장 등 재정위기국가들도 최근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섰다. 다만 폴란드,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 국가에 대한 수출은 EU 수요가 완전히 살아나지 않아 부진을 겪고 있다.
보고서는 EU 경제가 점차 살아나고 있어 한·EU FTA의 전망도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EU 경제가 2013년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최근 내수 부분이 살아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산업생산, 소매판매, 구매자관리지수, 경기체감지수, 실업률 등이 개선되며 EU 경제 주체들의 자신감이 살아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의 명진호 수석연구원은“한?EU FTA가 지난 3년간 우리 수출에 큰 도움이 된 것이 확인됐다”면서 “일본, 중국, 대만 등이 EU와 FTA를 체결하지 못해 우리의 수출 조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시 살아나고 있는 EU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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