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주인 육성 등 계획 전혀 없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 1호 우주인 호칭을 받았던 이소연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박사가 퇴사를 결정하면서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간다. 항우연 등에 따르면 이 박사는 가족 등 개인적 상황 때문에 8월에 퇴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박사가 항우연을 떠나면 우리나라에 '우주인'이란 호칭을 받는 사람은 사라진다.
이 박사의 퇴사는 개인적 결정으로 국가나 혹은 단체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포스트(Post) 이소연'을 준비하는 우주인 육성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전혀 없다는 데 있다. 최초의 우주인이 민간인으로 돌아가는데도 후속 대책이나 전문 인력 육성 등에 대한 뚜렷한 계획조차 없어 비난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260억원이란 세금을 들여 우주인 하나 만들고 국제우주정거장에 한 번 갔다 온 것으로 끝났다'는 전시 행정의 극치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항우연의 한 관계자는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은 마련돼 있는데 우주인 육성 등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 계획은 아직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정부의 지원 등에 대한 책임과 의무로 2년 동안 항우연에 근무했다. 그 기간이 끝난 것이기 때문에 이 박사의 선택은 자유롭다.
항우연 측은 "2년 동안의 근무기간을 모두 채웠고 계속 남을 것인지, 아니면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인지는 이 박사의 선택"이라며 "이 박사는 그 선택에서 퇴사를 결정한 것이고 이는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박사는 2006년 4월에 3만6000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고산씨 등과 함께 선발된 2명의 우주인 후보 중 한 명이었다. 정부는 260억원을 들여 우주인 배출 사업에 전력 투구했다. 2008년 3월 탑승 우주인으로 선발됐던 고씨가 훈련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해 예비 우주인이었던 이 박사가 발사 한 달을 남기고 탑승 기회를 잡았다.
이 박사는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10일 동안 머물면서 각종 실험 등을 진행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이란 명칭을 얻은 바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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