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우리나라 심장판막 질환 발병의 가장 큰 원인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화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장판막은 심장이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주는 과정에서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한쪽 방향으로 흐르게 해주는 밸브 역할을 한다. 판막이 손상되면 혈류 이동이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아 혈류가 정상적으로 순환하지 못해 맥박이 빨라지는 부정맥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순환기 내과 장신이 박사와 박승우·김덕경·박승지 교수팀은 최근 국제 심장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우리나라 심장판막질환 발병 원인의 변화 추이를 밝혀냈다.
심장판막질환 원인은 세균감염에 따른 류마티스성 판막질환과 노화로 인한 퇴행성 판막질환 등 두 가지다.
박승우 교수팀이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첫 심장판막질환 진단 환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과거에는 많던 류마티스성 판막질환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퇴행성 판막질환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류마티스 열에 의해 발생하는 류마티성 판막질환이 많았지만 지금은 경제 발달에 따른 생활 위생 개선으로 정체상태"라며 "노화로 인해 판막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져 나타나는 퇴행성 판막질환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들 판막질환 환자를 생애주기별로 20세~44세와 45세~64세, 65세 이상 세 범위로 나눈 뒤, 대표적인 심장판막질환인 승모판막과 대동맥판막 질환에서 류마티스성 질환과 퇴행성 질환의 유병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퇴행성 심장판막질환의 연령표준화 누적 유병률은 2006년 인구 10만명당 70.6명에서 2011년 110.3 명으로 약 57% 급증했다. 여성의 경우 42.2명에서 65.2명으로 54% 증가했고, 남성은 28.4명에서 45.1명으로 60% 증가했다.
특히 남녀 모두 65세 이상 군의 연령표준화 누적 유병률이 젊은층(20세~44세, 45세~64세군)에 비해 뚜렷한 증가율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승우 교수는 “심장판막질환의 경우 대부분 병이 심화되기 전에는 뚜렷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나 치료하지 않으면 심한 증상과 나쁜 예후를 보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며 “피로감과 흉통, 어지러움증,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조기 진단받고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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