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05개에서 2014년 494개로 2.4배 증가, 경영 위기 '퍼블릭 전환'으로 돌파하는 중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205개 vs 494개'.
한국 골프장의 지난 10년간 증가 추이다. 2004년 초 205개에 불과하던 골프장은 올해 494개로 무려 2.4배나 증가했다. 퍼블릭은 특히 55개에서 231개로 4.2배나 늘었다. 회원제가 초기 투자비 회수를 위해 무기명 회원권 남발 등 무리수를 두다가 영업이익률이 급락했고, 여기에 입회금 반환이라는 치명타까지 얻어맞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퍼블릭 전성시대'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탄생했다.
▲ 골프장산업 '격동의 10년'= 사실 골프인구는 크게 늘었다. 골프장 이용객 수는 2003년 1528만명에서 지난해 2941만명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골프붐에 편승해 그린피도 크게 올랐다. 회원제의 비회원 주말 그린피는 2003년 16만9000원에서 지난해 20만8000원으로 23.1%나 상승했고, 18홀 이상 퍼블릭 역시 같은 기간 13만원에서 16만4000원으로 26.2%나 비싸졌다.
문제는 골프인구 증가세보다 골프장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이다. 수요가 넘치던 골프장산업이 양적 팽창과 함께 위기에 직면했고, 이는 다시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미운 오리새끼'가 됐다. 홀 당 이용객 수에서 쉽게 알 수 있다. 회원제는 2003년 4346명에서 지난해 3373명으로 22.4%, 퍼블릭은 같은 기간 5300명에서 3785명으로 28.6% 크게 감소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회원제는 2003년 26.3%에서 지난해는 불과 2.0%에 머물렀다. 퍼블릭은 같은 기간 44.4%에서 28.3%로 하락했지만 회원제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실정이다. 투자 가치가 사라지면서 골프회원권 값은 당연히 폭락했다. 120개 회원권 평균 가격은 2003년 1억3726만원에서 2008년 3억1705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연말 1억1000만원으로 최고가 대비 64.0%나 폭락했다.
▲ 퍼블릭 전성시대 '그러나'= 대세는 일단 퍼블릭으로 모아지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인 골프장 대부분은 물론 기존 회원제까지 속속 퍼블릭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회원권 분양난에 막대한 세금, 여기에 개별소비세 등 다양한 세금이 붙는 회원제는 이제 메리트가 없다. 퍼블릭은 반면 영업이익률이 33.7%로 아직은 짭짤하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분석한 '2012 골프장 경영실적 분석'이다.
퍼블릭은 물론 회원모집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금융권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이후 수익금으로 갚는 방식으로 조성한다. 공사비 상환과 금융비용 등이 꾸준히 발생해 당기 순이익률은 15%대로 낮아진다. 그래도 회원제보다는 낫다. 기존 회원제로서도 어차피 입회금을 반환해야 한다면 퍼블릭으로 변신해 낮은 그린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시도다.
관건은 퍼블릭의 급증으로 앞으로는 수익성이 점차 낮아진다는데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오는 2016년에는 퍼블릭이 절반을 넘어 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국 골프장의 미래는 그래서 낙관과 비관, 딱 그 중간이다. "이미 신설 골프장 공급이 줄고 있고, 세제와 제도의 개선, 노캐디제 등 새로운 형태의 골프문화가 확산되면서 충분히 흑자 경영이 가능 할 것"이라는 낙관론과 "일본처럼 한순간 버블이 꺼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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