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분석, 나이키와 아디다스 특허경쟁…시장 앞서 잡기 위해 특허출원 및 지식재산권 소송 등에 적극적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사람 몸의 일부인 것처럼 느껴지는 축구화, 신발을 신지 않고도 맨발로 뛰는 듯한 느낌의 축구화인 ‘니트(Knit)축구화’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뜨고 있다.
‘니트축구화’는 자동편물기로 실을 짜서 신발의 갑피(발을 감싸는 부분)를 원피스(one piece)모양으로 만든 니트소재의 축구화다. 갑피가 얇아 공과 발이 최대한 달라붙어 마음 먹은 대로 공을 차고 다룰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 브라질 월드컵대회에 선수들이 신게 된다. 더우기 가볍고 부드러워 착용감이 좋다. 자동편물기로 만
들어 노동력 의존도가 낮고 생산성이 높으면서도 폐기물도 줄어 친환경제품으로 꼽힌다. 여러 개의 천을 붙이거나 꿰매어 만드는 기존 축구화 제조방식과도 차별화된다.
11일 특허청에 따르면 니트축구화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업체는 나이키, 아디다스로 특허경쟁이 뜨겁다. 니트축구화시장을 앞서 잡기 위해 특허출원, 지식재산권 관련 소송경쟁을 벌이고 있는 게 단적인 사례다.
세계 스포츠용품업체 1, 2위인 이들 회사가 니트축구화 개발에서 나서는 가운데 나이키는 최근 최첨단 일체형 편물(knitting)제작공법으로 만든 무재봉(無裁縫) 단일 니트 갑피(Flyknit)의 ‘마지스타(상품명)’를 내놨다. 아디다스도 ‘삼바 프라임니트(상품명)’와 ‘프라임니트 FS(상품명)’를 선보이며 시장싸움에 뛰어들었다.
나이키는 니트로 갑피를 만든 뒤 코팅을 하고, 아디다스는 코팅된 실로 니트갑피를 만드는 게 다르다.
특히 세계스포츠용품시장의 1위인데도 축구용품에선 아디다스에 밀려 2위인 나이키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맞춰 내놓은 니트축구화의 특허선점을 통해 선두경쟁을 벌여 눈길을 끈다.
나이키는 미국(24건), 유럽(14건), 한국(14건), 일본(14건) 등에 니트갑피와 관련기술(일체형편물을 포함한 신발, 편물성분 제작공법, 편물기계용 조합공급기 등)을 특허출원했다. 니트갑피를 붙인 신발의 세계시장을 앞서 잡기 위해 두 회사는 독일 등지에서 2012년 이후 특허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니트축구화 만들기에 관심이 없는 우리나라도 섬유산업의 세계적 기술경쟁력을 신발산업에 접목하면 국내 U-턴 단계인 신발산업의 경쟁력 되살리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 5년간(2009~2013년) 신발류 전체출원은 한해평균 565건인데 반해 축구화관련 국내 특허출원은 월드컵이 열린 2010년에 급증(28건)한 뒤 줄어 지난해는 7건에 그쳤다.
지난 5년간 축구화 특허출원은 나이키 등 외국기업이 약 34%를 차지했다. 내국인 출원이 약 66%를 차지했으나 개인이 냈으며 그마저도 갑피와 스터드(밑창의 돌기부) 관련기술에 쏠려있고 니트축구화 관련출원은 전혀 없었다.
백영란 특허청 주거생활심사과장은 “니트축구화분야가 시장형성 초기인 점을 감안하면 섬유산업과 신발산업의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는 니트신발분야에서 강한 특허권를 받을 경우 세계적 브랜드기업과 손잡거나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며 “과거 섬유, 신발강국의 위상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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