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설]'규제개혁' 요란하지만 규제 더 늘었다

시계아이콘01분 00초 소요

정부가 규제개혁의 깃발을 치켜든 지 6개월이 넘었지만 규제가 줄기는커녕 늘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중앙부처에 등록된 규제 1만6354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분기 사이 늘거나 바뀐 규제는 247건. 이 중 신설 규제가 136건, 강화 규제가 102건으로 96%를 차지했다. 폐지는 5건, 완화는 4건에 불과했다. 대통령 주재로 끝장토론까지 하는 등 규제개혁을 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규제를 새로 만들거나 기존 규제를 강화하는 경향이 여전한 것이다.


특히 신규 시장 참여를 억제하는 '진입 규제'와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투입 규제' 등 경제 규제가 77건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가까워 걱정스럽다. 진입ㆍ투입 규제가 신설되거나 강화되면 기업과 개인의 시장 참여와 투자를 가로막아 창의성과 투자의 효율성은 떨어진다. 더구나 일부 부처가 국회 심의를 받지 않는 시행령ㆍ규칙ㆍ고시 등을 고치는 방식으로 과태료나 과징금을 새로 부과하거나 인상하는 등 임의로 벌칙을 강화한 경우가 30여건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 총량 제한 방침이 통할까. 2008년 규제 총량을 100으로 볼 때 2013년 규제지수는 183.07, 올 3월 말 규제지수는 184.58로 줄곧 높아졌다. 그만큼 각종 산업 관련 규제가 늘어난 것이다. 가장 높은 규제지수 상승률을 기록한 금융 및 보험관련 서비스업은 국제 경쟁력이 취약한 대표적인 낙후 업종이다.


오늘 국무회의에서 총리실 국무조정실이 그간의 규제개혁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을 보고했지만 눈에 띄는 게 없다. 각 부처가 내놓은 개혁안은 단순한 조문 정비이거나 부분적 규제완화가 대부분이다.

규제개혁의 패러다임에 대한 대전환이 요구된다. 사회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새롭고 다양한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산업별 규제 수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좋은 규제와 나쁜 규제의 개념을 명확히 해 부처별로 서로 다른 기준도 정비해야 한다. 규제개혁은 10년째 이어져 온 내수 불황을 뚫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에도 절실하다. 서비스산업에 대한 획기적 규제개혁으로 소비침체 국면을 탈피하고 일자리도 늘려야 한다.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과 공공개혁도 실질적인 규제개혁이 이뤄지지 않고선 불가능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