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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덕에 뜬 KCC, 한숨 쉬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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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현대중공업 등 매도가능금융자산 평가손실 664억원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KCC가 최근 호실적에 에버랜드 지분 가치까지 부각되면서 주가가 강세다. 그러나 막상 현대중공업 등 매도 가능한 주식들은 평가손실이 커진 탓에 경영진 속내가 편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CC는 전날 59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61만30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이는 호실적 외에 최근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KCC가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이 화제가 된 덕분이다.


KCC는 에버랜드 외에도 상장사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성적은 신통찮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CC는 올해 1분기 664억4888만원의 매도가능금융자산 평가손실을 거뒀다. 1분기 영업이익 67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매도가능금융자산은 단기매매금융자산으로 분류되지 않는 지분이나 채무상품 등을 뜻한다.

지난 3월 말 기준 KCC는 비상장사인 삼성에버랜드 지분 17% 외에 상장사 중 KCC건설(36.03%), 현대중공업(3.11%), 현대차(0.32%), 현대산업개발(2.50%), 현대상사(12%), 벽산(7.29%), 한라(11.66%) 주식 등을 들고 있었다.


이 중에서 가장 평가손실이 큰 종목은 현대중공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황 부진이 지속되면서 주가가 하락한 탓에 평가손실이 1088억원에 달했다. KCC는 현대중공업 주식 2367주(3.11%)를 보유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2680주(12%)를 보유한 현대상사도 99억원가량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탓에 현대차, 현대산업개발, 한라, 벽산 등이 낸 평가이익을 다 깎아먹었다.


매도가능금융자산 평가손실은 말 그대로 평가손실이다. 실제 주식 처분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1분기 당기순이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 업황이 개선되면 평가손실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당분간 조선업황 부진이 지속돼 현대중공업 주가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주식 매도를 통해 손실이 확정될 경우 결국 손익에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볍게 간과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매도가능금융자산 평가손실이 기타포괄손익에 반영되는데 이는 실현되지 않은 손익을 적립해서 반영해놓고 실제 손익이 발생하면 영업외손익으로 옮겨가는 구조”라며 “실현된 손실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주가와는 무관하지만 일종의 예약 손실항목”이라고 말했다.


정도진 중앙대 교수도 “KCC가 현대중공업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데 조선업황이 안 좋기 때문에 영업자산에서 이익이 안날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매도가능자산 평가손익은 당기순이익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자본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 결국 기업가치가 감소하는데 우리나라는 단기 이슈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들이 주식·채권 자산 등에 효율적으로 투자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처럼 이런 부분도 주가에 반영되도록 해야 하고 결국 장기투자문화가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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