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감소세를 보여온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외채가 올 들어 3개월만에 85억달러 급증했다. 외국은행 국내 지점의 단기차입이 늘어남에 따른 것이다.
다만 정부는 단기외채 증가는 기저효과에 의한 일시적 현상으로,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2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외채 동향 및 평가’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기준 총외채는 4254억달러로 전년 말 대비 92억달러 늘어났다. 장기외채는 3016억달러, 단기외채는 1238억달러다.
1분기 중 장기외채가 전년 말 대비 7억달러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2008년 9월 이후 감소세를 이어온 단기외채는 85억달러나 증가했다.
이는 1분기 외국은행 지점의 단기차입이 늘어남에 따른 것이다. 1분기 단기외화차입을 살펴보면 국내은행은 7억달러, 외은지점은 79억달러다.
최근 원화절상 국면에서 환차익을 얻기 위해 외국은행 지점에서 국내 채권에 투자할 때 필요한 원화를 국내시장에서 바로 조달하지 않고, 본점을 통해 달러화를 들여와 원화로 바꾸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기재부는 1분기 단기외채 증가가 기저효과에 의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풍부한 시중 외화유동성 등으로 단기외채가 2009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127억달러)한 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2011년 1분기와 2012년 2분기에도 단기외채 감소추세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증가세가 나타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1분기 장기외채가 7억달러 증가로 안정적인 반면, 단기외채는 급증했다"며 "상당 수준 늘어났으나 일시적 현상일 수 있어 당분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단기외채 증가에도 불구하고 외채 건전성 및 대외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총 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9.1%로 전년 말 대비 1.4%포인트 늘어났지만, 작년 2분기 단기외채비중인 30%를 하회해 여전히 안정적이란 평가다. 단기 대외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은 34.9%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우리나라의 외채 수준 및 건전성을 감안할 때 외채가 우리 경제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아직 제한적이다"며 "외채 증가와 외채구조의 단기화 경향이 지속되면 잠재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시 거시건전성 조치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외채를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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