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어서린 커즌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이 북한에 이어 한국을 연쇄 방문한다.WFP는 국제연합(UN)내 최대 인도적 지원기구로, 전 세계 식량원조의 60% 이상을 담당한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커즌 사무총장은 22일부터 23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19일부터 사흘간 북한을 방문해 리수용 외무상,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WFP의 대북 식량지원을 현장에서 점검하고 북한의 식량사정을 파악한다.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한국에 들어오는 커즌 총장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면담하고 북한의 현지 상황을 전하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교부 당국자는 "커즌 총장은 한국과 WFP 간 기본협력협정 추진, 협력확대 방안,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WFP는 북한에 2011년 5595만달러, 2012년 8794만달러, 지난해 2656만달러의 인도적 지원을 했다. WFP는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사업을 위해서는 향후 2년간 2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4월 말 현재까지 모금한 자금은 22.3%인 4500만달러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식량 불안정 상태 보고서 (State of Food Insecurity report)’에서 2011~2013년 북한 전체 인구의 31퍼센트인 760만 명이 영양실조에 걸렸다고 밝혔으며 2014년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Crop prospects and food)’ 보고서에서 북한 인구의 84%가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면서 올해 약 34만t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 때문에 커즌 사무총장은 한국이 대북 인도적 지원을 늘려줄 것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는 최근 몇 해 사이에 WFP에 적지 않은 자금을 지원해왔지만 북한 지원용은 아니었다. 2011년 670만달러, 2012년 530만달러, 2013년 1578만달러에 이어 올해 1200만달러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통일부가 남북협력기금을 유니세프나 세계보건기구 등 국제기구에 지원해 북한의 영유와 취약계층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펴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국제기구를 통한 정부 차원의 지원은 2011년 65억원, 2012년 23억원, 2013년 133억원 등 매년 증가추세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가 WFP에 지원한 자금은 북한 지원용이 아니어서 커즌 사무총장이 요청을 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천안함 폭침에 따른 '5.24조치'에도 대북 인도적 지원은 계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당국자는 "오늘 면담은 북한 상황 전반에 대한 의견 교환이어서 특별하게 정부 차원에서 준비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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