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쟁점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檢 ‘법정최고형’ 언급하며 강제구인 시기조율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세모그룹 유병언 일가를 둘러싼 의혹이 세월호 쟁점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 검찰은 연일 압박의 강도를 높이며 '유병언과의 전쟁'을 사실상 중계방송하고 있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유병언 전 회장은 아무런 통보도 없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돼 있고 22일 구인장 유효기간이 끝난다. 유 전 회장이 사실상 잠적상태를 이어갈 경우 법원은 23일께 구속영장을 발부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대한민국 어디까지라도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끝까지 추적 검거해서 법정 최고형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본산인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 유 전 회장이 있는 것으로 보고 강제구인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구원파 신도 수천명은 금수원에서 검찰 강제구인에 대비하고있는 상황이다. 구원파 측은 18일 금수원 일부를 언론에 공개하며 여론의 냉랭한 시선을 바꾸려 했지만, 검찰은 '법정 최고형'을 공언하며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의 유병언 일가 체포영장 청구와 발부, 구속영장 청구와 발부 소식은 연일 '속보'로 전해지고 있다. 19일 오전 현재 세월호 침몰로 탑승객 476명 중 172명만이 구조됐고, 286명이 숨을 거뒀으며 여전히 18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지만 이들에 대한 수색, 희생자에 대한 추모 등은 유병언 일가 수사에 묻혀 관심의 초점에서 멀어져가는 양상이다.
게다가 해양경찰청을 둘러싼 수사는 여전히 본격화되지 않고 있다.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선원들을 둘러싼 의혹 역시 검찰 기소와 함께 핵심 관심 대상에서 한 발 빗겨나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매일 해오던 언론 브리핑도 지난 주말에는 하지 않았다.
서울의 한 변호사는 "세월호 수사는 선박회사 관련한 문제점과 구조의 문제점 등 두 갈래인데 후자가 더 중요한 문제이다. 검찰은 정부 책임론으로 불똥이 튀는 것을 막고자 선박회사 쪽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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