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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100대은행 부실대출 급증…건전성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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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유로 돌파·대손충당금도 늘어<피치>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럽 주요 은행들의 부실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경기회복과 함께 은행권 대출이 증가하면서 악성대출도 함께 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신용평가업체 피치에 따르면 유럽 100대 은행의 부실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현재 1조유로(약 1400조8000억원)를 돌파했다. 1년 전보다 8.1% 증가한 것이다.


부실대출이란 기업의 부도 등으로 회수가 어려워 사실상 떼이게 된 돈을 말한다. 부실대출 확대는 은행의 손실 증가로 이어져 자산건전성에 해가 된다.

100대 은행 가운데 29개는 악성대출이 20% 급증했다. 부실대출 규모가 1년 전과 같거나 감소한 은행은 33개에 불과하다.


부실대출이 늘면서 향후 발생할 손실에 대비해 설정하는 대손충당금은 전년보다 7.5% 증가한 5700억유로로 집계됐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은 피치의 자료를 바탕으로 회원국 간 부실채권 기준을 통일하고 은행권의 악성대출 관리 방안도 만들 계획이다.


유럽 은행들의 부실대출이 확대되는 것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재정위기로 억눌렸던 기업과 가계의 자금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은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영국의 금융정보 제공업체 마킷에 따르면 유럽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은 최근 1년 사이 38% 줄어 4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럽 기업들의 디폴트율은 낮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부채 많은 기업에 대한 대출을 뜻하는 레버리지론이 급증하는 등 대출의 질은 낮아지고 있다.


신평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유럽 기업들의 부도율이 5.2%로 지난해 5.9%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과거 평균 4.7%를 여전히 넘어서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7%에 이르는 등 국가별 편차도 심하다.


올해 말 스트레스테스트를 앞두고 금융 당국의 은행권 자산 분류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은행들의 담보 자산 가치가 하락한 것도 부실대출 확대의 한 원인이다.


피치의 마이클 브릭스 금융기관국장은 "당국의 대출자산 평가 기준이 보수적으로 바뀐 게 부실대출 증가를 부채질했다"면서 "스트레스테스트에 앞서 은행들이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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