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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는 라켓을 내려놓지 않았다(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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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는 라켓을 내려놓지 않았다(일문일답) 이용대[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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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한국 배드민턴 간판 이용대(26ㆍ삼성전기)가 코트에 복귀한다. 15일 인도 뉴델리로 출국, 18일부터 남자단체선수권(토마스컵)에 출전한다. 4개월여 만의 대회 참가다.

이용대는 1월 13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불시에 진행한 세 차례 도핑테스트에 응하지 못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선수의 소재지를 정확히 보고하지 않은 탓이었다. 배드민턴협회는 삼성과 김&장의 도움을 받아 법률자문단을 구성, BWF에 재심을 요구하는 한편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했다. 선수의 잘못이 아닌 행정 실수임을 강조했고, 결국 BWF 도핑청문위원단은 4월 14일 재심의를 통해 자격정지 결정을 취소했다. 이용대는 13일 WADA가 항소까지 포기해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됐다.


자격정지 기간 이용대는 경기 참가는 물론 소속팀이나 대표팀에서 훈련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런 이용대를 만난 이득춘 대표팀 감독(52)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8일 태릉선수촌에서 재회한 이용대의 몸이 더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조금만 운동을 하지 않아도 살이 붙는 체형인데 오히려 빼고 돌아왔다"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두겠지만 이미 몸 상태가 80% 이상"이라고 했다.

이용대는 그동안 라켓을 내려놓지 않았다. 구리생활체육관을 빌려 함께 징계를 받은 후배 김기정(24ㆍ삼성전기)과 끊임없이 셔틀콕을 주고받았다. 또 경상남도 함양으로 내려가 맞춤형 훈련도 했다. 러닝, 웨이트트레이닝, 자전거 타기 등으로 체력을 끌어올리며 복귀에 대비했다. "징계 직후 한 달간 마음이 복잡해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은 이용대는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금세 복귀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했다.


이용대는 라켓을 내려놓지 않았다(일문일답) 이용대[사진=아시아경제 DB]


간절한 바람은 3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이용대는 "이렇게 징계가 빨리 철회될 줄 몰랐다. 변호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는 바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소식을 알렸다. "그동안 내색하지 않고 지켜봐주시느라 고생이 많으셨다. 조금이라도 빨리 알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고 했다.


그래도 아쉬움은 있다. 스위스오픈, 인도오픈, 핀란드오픈, 싱가포르오픈 등 굵직한 대회에 불참했다. 유연성(27ㆍ국군체육부대)과의 남자복식 세계랭킹도 10위까지 떨어졌다. "속상한 부분이 있지만 애써 잊으려고 한다"고 밝힌 이용대는 "거의 모든 선수들이 BWF나 WADA에 이런 징계가 있는지 몰랐다. 앞으로 후배들이 똑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유연성과의 호흡에 대한 걱정은 없다. "체력이 비축된 만큼 더 많이 뛰겠다"고 했다. 이득춘 감독도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다 보면 공격과 수비 색깔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낯선 전략에 상대가 당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대표팀은 남자단체선수권에서 C조에 배치됐다. 18일 만나는 첫 상대는 독일. 남자복식에 나서는 이용대-유연성 듀오는 세계랭킹 28위의 미하엘 푹스(32)-요하네스 슈틀러(30) 조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용대는 "연성이 형과 의기투합해 그동안의 아쉬움을 씻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9월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상승세를 유지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이용대와의 일문일답


징계 기간 어떻게 지냈나.
집 근처에서 개인훈련을 했다. 러닝, 웨이트트레이닝, 자전거 타기 등으로 체력을 끌어올렸고, 인근 구리생활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연습했다. 사실 징계 뒤 한 달 동안은 제대로 운동할 수 없었다. 재심과 항소 준비로 변호사들을 만나기 바빴다.


이용대는 라켓을 내려놓지 않았다(일문일답) 이용대(오른쪽)-유연성 듀오[사진=아시아경제 DB]


그동안 김기정과 함께 지냈는데.
그 친구 집이 충청남도 당진에 있다. 홀로 떨어져서 지내면 우울해 질 수 있어 함께 있자고 했다. 훈련 파트너가 서로 필요하기도 했고.


신경을 많이 썼다고 들었다.
기정이가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덜 받았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그래서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열심히 운동했다.


징계를 받기 전 덴마크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했는데.
그렇게 심각한 징계가 내려질 줄 몰랐다. 주의나 경고 수준에서 끝날 줄 알았다. 주위에서도 별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고. 그래서 기정이와 어떤 얘기를 할지만 논의하고 자리에 참석했다. 나중에 사안이 심각하다는 걸 느끼고 사정을 얘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으로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많이 두려웠다.


오랫동안 세계랭킹 상위권을 유지했다. 도핑테스트를 자주 받았을 텐데.
그것은 BWF에서 진행한 테스트였다. WADA의 테스트는 성격은 같지만 별개다.


부모님의 걱정이 컸겠다.
한 번도 내색을 하지 않으셨다. 잘 될 거라고 믿으셨다. 그 덕에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뒤늦게 기사를 통해 징계 소식이 전해졌는데.
포털 사이트 인기검색어에 이름이 올라 ‘터질 게 터졌구나’라고 생각했다. 시끄러울 것 같아 인터넷을 하지 않았다.


이용대는 라켓을 내려놓지 않았다(일문일답) 이용대[사진=아시아경제 DB]


운동에만 매진했다고 들었다.
태릉선수촌에서만큼 열심히 한 건 아니다. 그냥 땀을 흠뻑 쏟을 정도로만 했다. 운동을 하니까 그나마 살 것 같더라. 개인훈련을 하다 보니 몸 관리의 노하우도 터득할 수 있었고.


체중이 더 빠진 것 같다.
그렇다. 징계를 받고 일주일 동안 쉬니까 자연스레 살이 붙었다. 이렇게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러닝을 시작했고,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훈련했다. 혹사를 해야 겨우 체중이 빠지는 체형이다. 컨디션을 관리하느라 나름 힘들었다.


징계 철회 소식은 누구에게 들었나.
변호사로부터 들었다. 담담한 목소리로 “축하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감사를 표시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냥 어리둥절했던 것 같다.


바로 부모님에게 알렸나.
그렇다. 평소 중요한 일이 생기면 어머니에게 알리는데 꽤 중대한 사안이라서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다. 두 분이 함께 계셨는데 이야기를 듣고 무척 기뻐하셨다. 울컥하시는 모습을 정말 오랜만에 본 것 같다.

이번 사건으로 얻은 교훈이 있다면.
솔직히 징계가 이렇게 빨리 철회될 줄 몰랐다. 지난 4개월여는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재미있게 연습하려고 나름 노력했는데 경기를 못 뛰니까 너무 답답했다. 그래도 많은 수확이 있었다.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이전보다 몸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재정비를 제대로 한 것 같다. 앞으로 선수생활을 더 오래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도 깨달았다. 운이 참 좋은 것 같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았으면 한다. 많은 선수들이 이렇게도 징계를 받을 수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 앞으로 피해를 입는 선수가 나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용대는 라켓을 내려놓지 않았다(일문일답) 이용대[사진=아시아경제 DB]


스위스오픈, 인도오픈, 핀란드오픈, 싱가포르오픈 등 굵직한 대회를 놓쳤는데.
아쉽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놓친 만큼 얻은 것도 많으니까.


남자복식에서 한동안 유연성과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많은 시간 떨어져 있었지만 연성이 형이 단점을 잘 보완해주고 있다.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스타일에 변화가 생길 테니 말이다.


남자단체선수권에서 코트에 복귀한다.
개인전이 아닌 단체전으로 열리는 대회라서 부담이 덜하다. 경기 감각을 익히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어느 정도 긴장감을 가지고 열심히 뛰겠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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