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서 본 주택시장 전망
학계 "전·월세 과세 이후 위축 지속"
금융계 "내달 임대 선진화법이 변수"
증권계 "하반기 집값·거래량 반등"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박미주 기자] 2·26 주택 임대차 선진화방안 이후 침체 일로를 걷던 주택시장이 변곡점에 섰다. 재고 주택시장은 여전히 위축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분양시장은 지방을 중심으로 달아올라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분양시장과 재고 주택시장의 양극화는 계속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세부적인 해석은 시각차가 뚜렷했다.
학계에서 보는 부동산시장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반등 조짐을 보이던 재고 주택시장이 정부의 전·월세 과세 방침 이후 위축됐는데 이를 타개할 묘책이 현재로선 없다는 것이다.
고성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장은 "주택 임대차 선진화 방안으로 시장이 얼어있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당장 수요·공급 물량으로 반등해야 하는데 전·월세 대책 등으로 수요자들의 주택구입 심리를 억제하고 있는 만큼 한동안 냉각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성준 한성대학교 교수는 재고주택시장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이 분양시장 훈풍에 한몫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백교수는 "기존 재고 주택시장의 가격이 얼마나 떨어질지 불안한 심리가 여전하다"며 "대신 당장 큰 돈이 들어가지 않는 분양시장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는 6월 이후가 주택시장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분양시장과 재고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계속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주택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던 주택 임대차 선진화 방안 관련 법이 6월 국회를 통과된 다음에서야 불확실성이 걷힐 것이라고 봤다. 현재 재고 주택시장은 가격이 떨어지고 일정 기간 거래가 끊기는 조정 기간을 겪고 있는 상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재고 주택시장이 침체돼 있다 보니 분양시장으로 실수요자와 단기 차익을 노리는 수요가 많이 몰리고 있다"면서 "재고 주택시장은 6월 법 통과 전까지는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도 "정부가 6월 국회에서 관련 입법을 하겠다고 했고 통과가 되든 안 되는 이미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에 특별한 대책이 없는 한 재고 주택시장은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반기께 분양 훈풍이 재고 주택시장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실수요자의 매수 움직임이 꾸준한 데다 앞으로 주택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동산팀장은 "공유형 모기지가 한 달 500~600건이었는데 3월에도 이어졌고 디딤돌대출도 꾸준히 올라 흐름이 꺾이지 않았다"며 "하반기에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는다면 시장이 살아나고 분양시장의 움직임이 재고 주택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주택시장을 가장 긍정적으로 보는 곳은 증권계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4월 전국 주택가격지수와 전국 아파트가격지수가 각각 101.3, 101.48로 각각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2억54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아울러 3월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4만8167가구로 2004년 5월 이후 10년 이래 최저치로 내려갔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이사는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3월 중순부터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숨 고르기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10년 이래 최저치로 감소했고 아파트 거래량 증가 등을 감안하면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박병희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도 "주택가격이 5년 동안 떨어졌는데 하락은 제한적"이라면서 "주택가격이 상승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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