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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봉축식 첫 참석…세월호 희생자 추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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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 유가족에게 재차 사과 뜻도 밝혀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6일 부처님오신날 봉축식에 참석해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추도하고 '적폐 해소'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통상 문화부 장관이 참석하던 이 행사에 대통령이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225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우리 모두가 자타불이(自他不二)의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함께 희망을 키워가면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자타불이는 '내가 중요하듯이 남도 소중하다' '남을 위하는 일이 곧 나를 위하는 일이며 서로는 생명의 고리로 연결된 하나'라는 정신을 말한다.

박 대통령은 "수많은 국난을 이겨내면서 위기의 순간마다 불교는 우리 민족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왔다. 오늘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길에도 다시 한 번 큰 역할을 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침몰사고를 포함해 우리나라가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은 "작년 한 해 힘겹게 경기회복의 불씨를 피워냈지만 아직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하다. 오래전부터 이어 내려온 비정상적인 제도와 관행, 문화들이 국민의 행복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4차 핵실험 위협 등으로 끊임없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적폐 해소'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묵인하고 쌓아왔던 잘못된 관행과 민관 유착, 공직사회의 문제들을 바로 잡고 부정과 비리를 뿌리 뽑아서 바르고 깨끗한 정부를 만들고자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다"며 "그래서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이기심을 위해 정의를 등지지 말라'고 하셨던 부처님 말씀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부조리와 적폐를 바로잡고 올바른 정의를 세워나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부처님께서는 보리수 아래서 정각을 이루신 후, 첫 번째 계율로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셨다"며 "그 가르침이 지금 우리 사회에 경종을 주고 제일 큰 가치로 지켜내라는 경각심을 주고 있다. 물욕에 눈이 어두워 마땅히 지켜야 할 안전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그런 불의를 묵인해 준 무책임한 행동들이 결국은 살생의 업으로 돌아왔다"고 한탄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어린 학생들과 가족을 갑자기 잃은 유가족들께 무엇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며 유가족에게 재차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극락왕생 무사귀환'이라 써있는 노란색 리본을 달라고 해 직접 왼쪽 가슴에 달고 행사에 참석했다. 전날인 5일에는 조계사 극락전 앞에 박근혜 대통령 영가등을 달아 놨다. 영가등은 망자(亡者)의 영혼을 천도하기 위해 다는 등이다. 박 대통령은 영가등에 '세월호 희생자 무량수 무량광 극락정토 왕생발원'이라 적었다. '목숨이 끝이 없고 빛이 끝이 없어서 번뇌 없는 세상에 다시 오기를 기원합니다'라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영가등과 별개로 대웅전 앞에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는 '박근혜 대통령 봉축 연등'도 달았다. 박 대통령은 행사장에서 큰 스님들을 뵐 때마다 합장의 예를 갖췄고 필요할 때 마다 반배를 하기도 했다. 찬불가, 사홍서원 등을 간간이 따라하기도 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맞아 영가등 302개를 달았다. 실종자는 노란색, 사망자는 하얀색 등으로 모두 302개를 달았으며 실종자와 사망자의 숫자가 바뀔 때마다 등 색깔을 바꾸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이 법요식장으로 이동하는 중 불자들은 박 대통령을 향해 박수치면서 "힘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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