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요금제·단말할인으로 무너진 점유율 30% 회복"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KT가 27일부터 단독영업에 나서면서 그동안 속수무책으로 빼앗긴 가입자 되찾기에 나섰다. 영업정지가 시작된 지난달 13일 이후 45일 만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영업재개를 앞두고 모든 직원에 보낸 이메일에서 "독한 마음으로 제대로 일해서 다시 일어나 1등 KT를 만들어 나가자"며 명예퇴직으로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다시 한번 분발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가 불법보조금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단속할 의지를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순차 영업정지와 같은 보조금 싸움은 어렵다. 이미 두 번째로 단독 영업재개에 나섰던 LG유플러스의 경우 사전 예약가입 논란에 미래부가 조사에 나섰고, 단말기 인하를 놓고서도 팬택과 마찰을 빚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기에 마지막으로 바통을 넘겨받은 KT 입장에서는 총력전을 벌여야 함에도 매우 조심스럽다.
때문에 KT는 영업재개를 맞아 세 가지 카드로 승부수를 던진다. 첫 번째는 지난 24일 발표한 '스펀지 플랜'을 비롯한 서비스 경쟁력 강화다. 기본요금 납부액이 누적 70만원 이상이면 약정 1년 만에 단말기 잔여 할부금과 위약금을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으로, 가입자들이 가장 불편한 사항으로 꼽는 약정과 할부금, 중고폰 처리 문제를 한번에 해결하겠다는 목표다. 여기에 더해 금융사와 제휴 통신비 지원 프로그램, 멤버십 무제한 혜택 등을 대거 내놓았다.
두 번째는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다. LG유플러스가 먼저 치고 나섰지만, KT는 동급 데이터무제한 요금제 중 월 기본요금이 가장 낮고 기본 데이터 제공량도 가장 많다는 점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세 번째는 단말기 출고가 대폭 할인이다. KT는 독점 공급하는 보급형 갤럭시S4미니, LG L70, 옵티머스GK 등의 출고가를 절반 수준으로 인하해 과잉 보조금경쟁을 유발하지 않고도 타사 가입자들의 번호이동 수요를 끌어내겠다는 목표다.
KT는 45일간의 영업정지 등의 여파로 10년 만에 시장점유율이 30%선 아래로 떨어졌다. 가입자 모집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단독영업에 나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속수무책으로 가입자를 내준 것이다. SK텔레콤 단독영업 기간에는 8만435명의 가입자가 이탈했고 LG유플러스 단독영업 기간에는 지난 24일까지 5만6561명이 KT를 떠났다. 약 14만명의 가입자를 경쟁사에 내준 것이다.
그렇기에 KT는 이번 단독영업을 계기로 안팎의 분위기를 반전하겠다는 방침이다. KT는 "18일까지 향후 22일 동안 신규, 기변, 번호이동 등 모든 업무를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유일한 이통3사"라면서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 맞이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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