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전남)=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해군은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될 예정인 '다이빙 벨'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4시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김진황 대령은 전남 진도군청에 마련된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다이빙 벨의 효능에 대해 부정적"이라며 "과연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와서 '다이빙 벨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퀘스천 마크(의문 부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령은 지난해까지 해군 구조작전 전대장을 지내고 앞선 3년간 동안 해난구조단으로 활동했다. 현역 구조장교 중에는 최고참이다.
그는 "이 대표의 다이빙 벨은 오픈벨로 2인이 타고 내려가 30미터 수심에서 다이빙을 한다"며 "대부분 벨은 한 명이 나가면 나머지 한명이 연결된 호스의 줄을 감고 풀며 조절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령은 "정확히 듣지는 못했지만 (이 대표가) 아주 깊은 곳에서도 이 안(다이빙 벨)에서 20시간을 쉬면서 다이빙을 할 수 있다고 했다고 들었다"며 "이 안은 물속이 아니라 잠수가 아닌 것 같나. 해저에서 잠수하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이 어떻게 그 안에서 20시간 있을 수 있냐. 그러려면 클로즈 벨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가 이 대표의 구조팀의 바지선의 앵커(닻)와 기존의 민관군 구조팀의 앵커 사이에 방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만약 이 대표의 앵커가 구조팀의 바지 앵커를 건드려 바지가 밀릴 경우 물에서 수색 작업 중인 잠수사의 생명은 누가 보장하냐"며 "이게 딜레마다.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대령은 "전체적인 수색작업은 해경이 총괄하고 해경이 승인했기 때문에 다이빙 벨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투입하려니까 오라고 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다이빙 벨은 잠수사들이 긴 시간을 머물며 사고 현장에서 작업을 할 수 있게 돕는 장비다. 전날 가족들의 요구에 따라 이날 새벽 팽목항에 도착했으며 오전에 사고해역으로 출발해 사고 해역에서 투입을 기다리고 있다.
이 대표는 출항 전 가진 인터뷰에서 "여러 명의 잠수사가 장비 안에 들어가 교대하며 작업할 수 있어 기존 작업 가능시간보다 긴 1시간 가량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이빙 벨의 수색 작업 투입은 전일 실종자 가족들이 팽목항을 방문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요청한 것이 받아들여지면서 성사됐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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