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보고서, GDP 제외한 '질적 성장' 따져보면 일본이 여전히 중국 앞서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이미 지난 2010년 일본을 따라잡았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많은 글로벌 통계에서 선진국이 아닌 신흥국에 편입된다. 아직도 상당수는 중국을 글로벌 리더보다는 아시아의 골목대장쯤으로 여긴다.
미국 경제 전문채널 CNBC는 이는 덩치에 비해 내실이 부족한 중국 경제의 구조적 모순 때문이라고 2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그러면서 질적 성장의 측면에서 중국은 여전히 일본에 크게 뒤져있다고 지적했다.
2010년 4300억달러(약 446조5500억원)였던 중국과 일본의 명목 GDP 격차는 지난해 3조9300억달러까지 벌어졌다. 중국 경제가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7%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장기침체에서 겨우 벗어난 일본의 성장률은 여전히 제로 수준이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평가기관 EIU는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는데 채 5년이 걸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는 놀라운 수준이지만 내용을 들어다보면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에서 "GDP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중국 경제는 일본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S&P가 그 이유로 제시한 것은 1인당 GDP다. 인구가 많은 중국의 1인당 GDP는 지난해 9828달러로 일본(3만7135달러)의 25% 수준이다. 경제성장과 함께 중국의 1인당 GDP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 선진국들에 비하면 낮다. 중국의 빈곤율 역시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인 6억명이 하루 2달러 이하로, 4억명은 하루 2~4달러로 살고 있다.
수출 지표 역시 중국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 준다. 지난 2012년 중국의 연간 수출액은 2조9000억달러로 일본 1조2000억달러의 두배가 넘었다. 그러나 수출 품목 등 질적인 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예컨데 일본의 경우 자동차와 정보기술(IT), 통신 등 첨단기술 제품들이 수출의 70~80%를 차지한다. 하지만 중국은 의류·신발 등 저가소비재의 비중이 높다.
S&P는 이와 함께 해외투자, 금융산업, 사회 인프라, 혁신 등 다양한 부문에서 일본과 중국의 격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발표한 '2014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일본은 6위에 오른 반면 중국은 29위를 기록했다. 그마나 중국이 일본을 앞지른 것은 증시 시가총액이다. 중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전 세계 17위를 기록했고 일본은 24위로 7계단 더 낮았다.
보고서는 이런 점에서 현재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체질 개선의 성공여부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가 구조개혁에 성공해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성장의 질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 은행 HSBC의 프레드릭 뉴먼 아태지역 리서치센터 공동 대표는 "중국의 경우 현재의 성장에 큰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질적 변화를 이룰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면서 "일본은 어렵게 획득한 부(副)를 어떻게 잘 지켜내는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비단 일본과 중국의 문제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국가들에게도 풀어야하는 과제"라고 덧붙였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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