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지난해보다 영업익 13% 줄어.. 현대제철, 가격인하로 2분기 실적 부담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 등 철강업계 '빅2' 수장이 첫 성적표를 받는다. 24일(포스코)과 25일(현대제철) 연달아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이들 최고경영자(CEO)에게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권 회장과 박 부회장은 1분기 기업 설명회에서 최고경영자로써 국내외 기관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첫 데뷔 무대를 갖는다. 권 회장은 지난 3월 정준양 전 회장에 이어 포스코 수장에 올랐다. 5년만의 교체였다. 박 부회장은 지난 3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9년만에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아쉽게도 이들 최고 경영자의 첫 성적표는 'C' 학점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부터 불어닥친 글로벌 철강시장 불황으로 뚜렸한 실적 개선이 어렵기 때문이다.
권 회장이 실적발표에 앞서 가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3년간 포스코가 경영환경으로 시기를 보낼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증권가에서도 1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단독기준)은 5000억~52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감소한 수치다. 다만, 지난해 4분기 4700억원 보다는 근소하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 시기적인 영향에다 자동차 강판 가격 하락, 후판 가격 불안정 등으로 영업이익 증가가 어려울 것"이라며 "2분기 이후 환율 하락세과 원자재 가격 하락 압박에 권 회장이 어떤 혜안을 내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포스코도 2분기 이후 실적 개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 강세 기조가 유지되면서 수출 채산성은 더욱 떨어지고, 수요 부진과 원료가격 하락으로 내수용 철강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도 크지 않는 탓이다.
여기에 다음달 까지 동부제철 자산 패키지 인수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정 전 회장의 비철강 사업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로 곪은 부실 요인도 털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적 난망에다 산업은행의 압박, 전임 회장의 부정적인 유산 까지, 권 회장의 연착륙이 쉽지 않은 이유다.
박 부회장도 25일 혹독한 데뷔 무대를 치룰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제철이 1분기에 모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로 부터 자동차 강판 가격 인하 압박을 받은 것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집중 포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차 그룹의 수직계열화 조치로 현대제철의 자율 경영 환경이 침해받고 있다는 관측에서다.
실제 현대차는 현대제철에 자동차강판을 t당 8만~9만원의 인하를 요구했다.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모기업의 가격 인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어서 내수 물량에 한해 5~7월에 t당 9만원씩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이는 고스란히 2분기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증권가에서 현대제철이 지난해 말 현대하이스코의 알짜 사업인 냉연 부문을 인수했는 데도 불구 1분기 실적이 다소 낮다고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1분기 영업이익은 2303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분기 대비 10.3%가 감소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 경영자는 실적으로 말한다. 권오준 회장과 박승하 부회장도 이같은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1분기 이후 실적 개선에 사활을 걸 것"이라며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출 채산성 딜레마에 빠진 포스코와 자동차 강판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겪는 현대제철 중 어느 누가 2분기의 위기를 잘 빠져나올지가 관전 포인트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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